‘맥모닝 새벽기도’. 서울 대학로 인근에 있는 혜성교회(정명호 목사) 교회교육 부서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따라붙는 명칭이다. 맥모닝은 한 햄버거 브랜드의 아침식사 메뉴 명칭이다.
이 교회 교육부서를 총괄하는 천다니엘 목사는 올 초 한 학생이 새해 목표로 ‘새벽기도 참석하기’를 정하자 기도회를 마친 뒤 햄버거를 함께 먹자는 제안을 건넸다. 이후 “새벽기도에 참석하면 아침을 사주겠다”고 독려하면서 학생들에게 제안하면서 더 많은 청소년이 동참하게 됐다. 한 자릿수를 맴돌던 새벽기도 참석 청소년은 10여 명으로 늘었고 부모들의 참석도 덩달아 증가했다.
천 목사는 7일 오후 줌(Zoom)으로 진행된 ‘교회 회복을 위한 세미나 CPR(Church Planting Restoration)’에서 이같은 사역 활동을 공유했다. 그는 “청소년들이 아침부터 하나님과 함께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맥모닝 새벽기도부터 은둔·고립 청소년을 돌보는 사역에 이르기까지 다음세대를 겨냥한 창의적인 사역 노하우가 공개됐다.
‘5단계 신앙상태 분류법’에 따른 혜성교회 교육부의 맞춤형 접근법도 눈길을 끈다. 교회 출석하는 청소년들의 신앙 상태를 커뮤니티·회중·성도·헌신 멤버·핵심 멤버로 나누고 신앙생활의 깊이 정도에 따라 케어하는 것이다. 동시에 학생들이 매주 내놓는 기도 제목을 기록한 ‘기도카드’를 활용해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친밀한 관계 속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천 목사는 “기도카드를 통해 학생들의 상태를 더 자세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곳으로 함께 드라이브를 가거나, 고급 음식을 사주는 ‘스페셜’ 시간도 함께 갖는다. 또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모르는 척 묻는 ‘뻔뻔함’ 전략을 통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하는가 하면 일명 ‘가나안’ 학생들에게는 의도적으로 마주치는 기회를 만들어 교회로의 복귀를 돕기도 한다.
서울 성동구의 소울브릿지교회(반승환 목사)는 위기 청소년 케어에 특화돼 있다. 반 목사는 10년 전 교회를 개척하면서 거리를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현재 경계성 지능·고립·우울 등의 문제를 겪는 청소년을 돕기 위해 학교와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반 목사는 “경계성 지능을 가진 학생들은 특수교육과 일반교육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 심리적 문제로 학교를 그만두는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가 이끄는 소울브릿지학교는 서울시교육청 위탁형 대안학교다. 지난 4년간 100% 졸업률을 기록한 이 학교는 여러 학생이 4년제 대학에 진학한 사례가 있으며 올해는 5명의 학생이 세례를 받기도 했다. 병행 운영하는 소울랩 상담센터에서는 중독 및 범죄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위해 종합 심리검사와 맞춤형 치료를 하고 있다.
반 목사는 “위기청소년 문제 해결의 핵심은 예수를 만나는 길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그들의 가정과 관계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교회와 가정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청소년부를 담당하는 유재원 목사는 2년 전부터 시작된 학교기도불씨운동을 통해 서울과 경기 지역에 160개 이상의 학교기도모임을 조직했다. 유 목사는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도 하나님을 예배하고 교회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며 “학교를 기반으로 한 기도모임이 신앙 성장을 돕는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기도모임은 단순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친구와 함께 성경을 읽고 기도제목을 나누며 주기도문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신앙생활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세미나를 주최한 나도움 목사는 “이번 세미나가 학교에서 교회를 세우고, 교회 안에서 다음세대를 만나 어떻게 그들을 세워갈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탠드그라운드는 2012년부터 스쿨처치 사역을 시작해 청년 및 다음세대 사역 네트워킹을 지속해왔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