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공항 추진 ‘새만금국제공항’ … 실상은 동네공항?

입력 2024-10-08 15:15 수정 2024-10-08 15:39
새만금국제공항 조감도. 전북특별자치도 제공.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이 거점공항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규모는 동네공항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토교통부가 거점공항으로 계획한 4개 신공항 가운데 새만금은 다른 공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총사업비와 활주로 길이, 계류장 주기 능력, 터미널 크기 등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전북 익산갑)은 새만금국제공항의 설계를 보면 활주로 길이가 2500m에 불과한데다 계류장도 항공기 5대만 댈 수 있을 정도로 협소해 거점공항으로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우려된다고 8일 밝혔다.

이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새만금공항의 활주로는 2500m로 설계돼 완공시 C급 중형화물기만 운용할 수 있다. 국내 항공사가 보유 중인 화물항공기의 대다수가 D, E급 중대형 화물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화물수송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거점공항으로 함께 추진중인 부산 가덕도공항(3500m), 제주 제2공항(3200m), 대구·경북통합공항(3500m) 등은 모두 3000m가 넘는다.

새만금국제공항 계류장 조감도. 이춘석 국회의원실 제공.

또 새만금공항의 계류장 면적은 3만 4596㎡로 항공기 5대만 댈 수 있다. 부산 가덕도공항은 항공기 74대, 제주 제2공항과 대구·경북통합 공항은 각각 28대의 비행기를 향후 세울 수 있다.

여객터미널(1만5000여㎡)의 면적도 다른 세 공항의 7∼15%에 그친다.

새만금과 가까운 전남 무안국제공항(계류장 50대)과 충북 청주국제공항(계류장 21대)과 비교해도 활주로 길이와 터미널 등의 시설 규모가 작다.

특히 2029년 완공 목표인 새만금공항의 총사업비는 8077억원에 불과하다. 가덕도(15조 6000억원), 제주 제2공항(5조 4500억원), 대구경북통합공항(2조 5768억원)은 모두 2조원이 넘는다.

이 의원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새만금국제공항의 경우 해당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는 거점공항임에도 이렇게 작은 규모로 만들겠다는 것은 국토부가 전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동네 작은 비행장 하나 만들어줄 테니 조용히 있으라는 뜻이냐”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장래 수요가 무안공항과 양양공항의 실적을 뛰어넘을 것이 예상되기에 활주로는 미리 3200m 정도로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새만금 공항이 추가로 확장 수요가 있으면 또다시 검토해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공항을 성격과 기능에 따라 중추공항, 거점공항, 일반공항, 소형공항으로 나누고 있다 .

중추공항은 인천공항 1개이고, 김포와 가덕도, 대구, 새만금, 청주, 무안, 제주공항 등은 거점공항이다. 광주와 양양, 울산, 포항, 사천, 광주, 여수, 군산공항은 일반공항으로 분류된다. 울릉도와 흑산도는 소형공항이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