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들의 공세가 격해지는 상황에서 엔씨소프트가 국·내외에서 자존심을 지켰다. ‘오공’이 점령했던 해외 PC·콘솔 시장에서는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가 크게 선전하고 있고, 중국 모바일 게임의 국내 시장 침투는 ‘리니지’로 지켜냈다. 두 게임 모두 엔씨가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아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로 일군 결과물이다.
엔씨는 지난 1일(현지시간)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TL을 콘솔 및 PC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다. PC로 서비스되는 ‘스팀’ 플랫폼 기준으로 출시 첫 날 최고 동시 접속자 수 32만 6천 명을 기록하며 당시 28만 명의 접속자를 유지한 검은 신화 오공을 넘어섰다. 첫 주말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33만 6천 3백명까지 올라 다시 한번 자체 기록을 경신했다.
접속자 뿐 아니라, 국가별 판매 순위에서도 선전을 거뒀다. TL은 지난 달 26일부터 패키지 구매자에 한해서 얼리 액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얼리 액세스 패키지 판매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매출 1위에 올랐으며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 내에 중국 게임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TL의 인기는 K게임의 높은 잠재력과 저력을 보여준다. 특히 국내 대표 장르인 MMORPG의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엔씨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이용자들의 취향을 분석하고 이를 TL에 녹여냈다. 탄탄한 스토리와 화려한 그래픽, 방대한 PVE 콘텐츠 그리고 배틀패스 위주의 BM 등을 구성하며 글로벌 맞춤 MMORPG를 만들어냈다. TL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초반 열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안방 지키기에도 엔씨의 역할이 뚜렷했다. TL이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면 모바일 ‘리니지’ 삼형제는 국내 시장 수성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리니지M은 중국 게임의 거친 공세 속에서도 양대 마켓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리니지2M, W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TOP10을 유지 중이다.
현재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TOP10 중 한국 게임은 리니지IP와 ‘오딘’ 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을 필두로 해외 게임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한국 게임사의 경쟁력 제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엔씨는 TL과 리니지 시리즈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설명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