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학교전담경찰관(SPO, School Police Officer)’이 태부족해 학교폭력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성폭력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 중인 학교폭력을 막으려면 전담경찰관 전문성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8일 광주·전남 경찰청에 따르면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전담경찰관(SPO)이 광주 29명과 전남 63명에 불과하다. 경찰관 1명 당 광주 11.2개, 전남 11.8개 학교를 담당하는 셈이다.
경찰청이 인원보강에 나서면서 지난해 광주 13.2개, 전남 13.4개 학교보다는 사정이 나아졌지만, 전국 평균 10.7개 학교보다는 여전히 열악한 수준이다.
전담경찰관 1명이 광활한 면적에 산재한 11개 이상 학교를 담당하면서 학교폭력 발생에 즉각적 대응이 어렵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폭력서클 단속과 교권침해 해결에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사진합성을 통한 딥페이크 등 디지털 사이버 학교폭력도 최근 급증하고 있지만, 전담경찰관 역량은 이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광주·전남지역 학교폭력은 꾸준한 증가추세다.
광주시교육청이 지난달 초등학교 4학년~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2024년 1차 실태조사를 한 결과 전체 초·중·고 학생 2%인 2100여 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전체 해당 학생 12만 7400여 명 중 81%가 넘는 10만 3400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한 이번 조사결과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는 학생 비율은 지난해 1.9%보다 0.1%P 증가했다.
초등학교 학생들의 피해 비율이 4.2%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는 1.5%, 고교는 0.5%로 비교적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제추행·성추행(성폭력) 피해 응답률이 2023년 4.5%에서 올해 6.1%로 상승해 심각성을 드러냈다.
피해 장소는 교실이 29.2%로 가장 많았고 복도 16.5%, 학원·학원 주변·사이버공간 각 5.9% 순이었다. 폭력 피해를 본 시간은 쉬는 시간 32.3%, 점심시간 18.4%, 하교 이후 12.4%로 파악됐다.
교육부 ‘최근 5년간 학교폭력 발생현황’ 자료에도 광주·전남 초·중·고에서 발생한 지난해 학교폭력 건수는 총 4958건으로 전년 대비 6.5%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있다.
어린 학생들의 심리적 신체적 고통을 유발하는 학교폭력 증가추세는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다. 경찰청 청소년 보호 활동 플랫폼 ‘유스폴넷’을 보면 지난해 경찰의 학교폭력 검거자 수가 1만 5438명으로 2022년 1만 4432명과 비교할 때 7%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범죄유형별로는 폭행·상해가 7549명으로 절반 가까운 수준이다. 이어 성폭력 3871명(25.1%), 금품갈취 1260명(8.2%) 등이다.
학교폭력 전담경찰관은 2012년 학교폭력 예방대책의 하나로 도입된 이후 청소년 선도 업무 등을 맡고 있다. 학교 측과 협력해 학교폭력위원회에서 가해 학생을 선도하고 피해 학생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교육단체 관계자는 “단순한 언어·신체 폭력을 넘어 사이버 폭력 등 지능화된 학교폭력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전담경찰관 인력을 확충하고 신종 폭력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