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학교들의 신규 적립금이 1년 만에 약 38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신규 적립금 중 등록금 수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정 부족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주장하는 사립대 측 주장이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23년 사립대 적립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규 적립금은 1조19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04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신규 적립금 가운데 2368억원은 등록금수입이 대부분인 등록금회계 재원이었다. 전체 신규 적립금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국 274개 사립대 중 64.2%에 해당하는 176개 사립대에서 적립금이 증가했다. 적립금이 100억원 이상 증가한 사립대는 14개교였다. 성균관대가 517억원이 늘어 가장 크게 증가했고, 홍익대(357억원)·고려대(225억원)·수원대(185억원)·호남대(180억원)가 뒤를 이었다.
정 의원은 “지난해 등록금 책정 당시 사립대학들이 재정 부족으로 등록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는데 결산을 확인해보니 오히려 적립금이 늘었다”며 “등록금회계에서 2368억원을 적립했다는 점은 ‘등록금 인상 불가피성’을 말하기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등록금수입이 주 재원인 등록금회계 수입은 당해연도 학생 교육・연구에 온전하게 투자될 수 있도록 ‘감가상각비 적립 허용’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등록금회계 적립은 해당 연도 ‘건물의 감가상각비 상당액’만큼 할 수 있도록 규정돼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