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최대 경합주 중 하나인 조지아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한국계 미국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고 있으며 이는 조지아의 패배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7일(현지시간) “2020년 이후 민주당에 대한 한국계 미국인의 지지가 흔들리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경제 때문”이라며 “일부 유권자들은 해리스의 선거 메시지가 도널드 트럼프의 인종차별에만 너무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조지아주 한국계 유권자들은 그동안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지만,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등 경제문제로 점차 민주당 지지에서 이탈하고 있다. 애틀랜타 인근 둘루스 한인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유권자는 폴리티코에 “특정 품목은 거의 80%나 오르는 등 식재료값이 폭등했다”며 “두 (트럼프와 바이든) 정부 아래에서 연간 식당 운영 비용이 너무 달라졌다. 바이든 정부 때 경제에 대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아시안 아메리칸 유권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계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율은 2020년 51%에서 올해 38%로 떨어졌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경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답했다. 시카고대가 별도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4~5월과 9월 사이에 한국계 지지자의 트럼프 지지율은 8%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에서는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1만2000여표 차이로 승리했다. 당시 대선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범죄가 부각되면서 한국계도 다른 아시아계처럼 바이든 대통령을 더 지지했다는 평가다.
올해 대선에서는 경제 문제가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하지만 해리스 캠프는 여전히 경제 관련 메시지 뿐 아니라 트럼프의 인종차별 문제에도 집중하고 있다. 양당에 대한 충성도가 낮고 무당파 성향이 강한 한국계 유권자들은 단일 이슈로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민주당에 불리한 요소다.
폴리티코는 “민주당이 인종차별, 의료비,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인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의 유권자와 마찬가지로 한국계 유권자들도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