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속적으로 살포하는 오물풍선이 쓰레기를 채운 비닐봉지에 화약띠를 둘러 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풍선 안은 수소 가스로 채워졌다. 풍선과 봉지에 부착된 발열 타이머 장치가 시간이 흐르면 불꽃을 일으키고, 화약띠가 폭발하면 쓰레기가 뿌려지는 방식이다. 북한이 이를 무기화할 경우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7일 국방부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제작한 오물풍선은 지름 3~4m 크기에 비닐, 거름 등을 담은 비닐봉지를 매단 구조다. 풍선과 봉지 사이에는 발열 타이머가, 비닐봉지에는 화약띠가 부착되어 있다.
다만 봉지에 두른 화약띠가 어떤 종류의 화약을 어떻게 처리해 만들어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5월부터 이날까지 총 25차례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살포 빈도가 잦아지면서 서울 주요 지역에 떨어지는 확률도 높아졌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오물 풍선으로 인한 화재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서울 영등포구 지하주차장 지붕과 서울 강서구 연립주택 옥상 벽에는 오물풍선 화재로 일부 그을음이 생겼다.
지난 4일에는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 옥상에 오물풍선이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약 20분 만에 진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풍선이 타이머 설정 시간보다 빨리 낙하하면 지상에서 불꽃이 튀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풍선 내부를 채운 수소는 흔히 사용하는 헬륨 가스의 10분의 1 가격이지만, 불이 붙으면 폭발 위험성이 크다. 풍선의 재질은 천연고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오물 풍선에 생화확 물질 등을 이용해 무기화할 경우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실제 용산 대통령실과 인천국제공항, 정부서울청사, 국회도서관 등 주요 시설에 풍선이 낙하한 경우도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도 지난 9월 23일 오물풍선 관련 입장문을 내고 “북한의 계속적인 쓰레기풍선으로 인해 우리 국민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우리 군은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