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4연임 불가를 재확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재 가능성은 작게 보면서 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이달 중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정 회장의 출마를 허가하더라도 “시정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그것도 안 되면 최종적으로 승인 불가까지 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문체부가) 강제로 회장을 바꾸라고 할 수는 없다. 축구협회 내에서 자율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면서도 “이후에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끊임없이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체육진흥법 33조의 6항에 따르면 대한체육회장은 문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취임할 수 있으나 종목 단체장의 인준권은 대한체육회에 있다. 문체부가 연임 불가를 천명하더라도 협회와 체육회가 밀어붙이면 막을 방도가 없는 것이다.
최근 FIFA가 문체부의 축구협회 감사 등을 놓고 ‘징계 가능성’을 언급한 공문을 보낸 것을 두고는 ‘의례적인 절차’로 봤다. 지난 7월부터 축구협회에 대한 문체부 감사와 국회 현안질의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말 FIFA가 축구협회에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유 장관은 이에 대해 “의례적인 절차라고 생각한다. 저촉되지 않게 할 것”이라며 “대한체육회나 축구협회 모두 끝난 것이 아니고, 이제 시작이라고 보면 되겠다. 걱정하시지 않도록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지난 7월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이후 불공정 논란이 일자 감사에 착수해 지난 2일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홍 감독은 물론 전임자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서도 내부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해서 홍 감독의 계약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유 장관은 홍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해 “감사 전에도 만약 불공정하면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얘기한 적 있다. 그 과정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고, 의미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축구협회 감사에 대한 최종 결과를 이달 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세영의 작심 발언으로 촉발된 대한배드민턴협회 감사와 관련해서도 “후원 계약, 국가대표 선발 등 관련 제도, 보조금 및 협회 운영 실태 등을 꼼꼼하게 조사해 10월 중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