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창일교회(이사무엘 목사)는 자립준비청년의 친구이자 든든한 울타리입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다움하우스(다음세대를 세움)를 개소해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현재 다섯 명의 자립준비청년들과 함께하고 있는데, 성도들이 이들과 동행하며 느끼는 따뜻한 소식을 국민일보 독자들과 나누려고 합니다. 먼저 담임 이사무엘 목사가 다움하우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소개합니다.
처음 계획은 청년학사관이 목표였습니다. 지방에서 상경한 대학생들을 위한 거처를 교회에서 제공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 인근에 있는 아파트 한 채를 임대했습니다. 신입생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시선이 더 낮은 곳에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만 18세가 지나 보호시설을 떠나야 하는 이들, 예전에는 ‘보호종료아동’이라 했습니다. 이젠 ‘자립준비청년’이라고 부릅니다. 교회가 그들을 돕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머물 공간의 이름을 ‘다움하우스’라 이름했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나다움’을 찾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로서 ‘아름다움’을 회복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그렇게 지었습니다. 이곳을 중심으로 교회가 섬기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우리 교회에서는 ‘다움이’라 부릅니다. 다움하우스 안에는 2명의 다움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다움하우스 밖에서도 3명의 다움이들이 자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성도 중에 멘토 5가정과 서포터즈 30명이 있습니다. 다섯 명의 다움이들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습니다. 상처가 많은 영혼을 끝까지 품고 자라게 하는 것.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을 생각하면 감당할 수 있습니다. 멘토들과 서포터즈들이 최선을 다해 최고의 사랑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꽤 많은 재정이 들어갑니다. 매달 식재료비 치료비 의료비 자기계발비를 지원합니다. 멘토는 다움이와 마트에서 같이 장도 봅니다. 원하는 반찬과 음식을 스스로 고르게 합니다. 한 번도 이런 일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가장 좋아하는 일상 중 하나입니다.
혼자 다니던 병원도 보호자와 함께 갑니다. 몸에 병이 들면 마음에도 병이 들 수 있는데 영육간 회복이 일어납니다. 멘토들은 다움이들의 건강한 생활 습관과 신앙도 지도해 줍니다. 때로는 잔소리가 되지만 사랑이 녹아 있음을 알기에 잘 받아줍니다. 생일에는 깜짝 파티를 해 주고 선물도 줍니다. 부모가 있는 가정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일이지만 이들에게는 낯선 행복으로 다가옵니다.
실명을 밝히기가 어려워 교회 내 기도 제목에서는 다움이들을 번호로 부릅니다. 다움이1은 고도비만입니다. 헬스장을 끊어줬습니다. 식단 관리도 꾸준히 해 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직장을 연결해줘서 취업에도 성공했고 LH임대주택으로 이사해 자립을 시작했습니다. 다움이2는 공부에 열심이 있습니다. 성적 장학금도 받고 얼마 전에는 공모전에서 대상도 받았습니다. 현재 어학연수 중입니다. 교회에서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어줬습니다. 더욱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움이3은 교회 카페에서 열심히 일합니다. 교회 카페는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섬기지만 다움이에게는 아르바이트비를 지원합니다. 실용음악과 진학을 위해 재수하는 동안 악기 레슨비도 지원해줬습니다. 몇 주 전 교회 앞에서 만났는데 생일이라 기프티콘을 하나 선물해 줬습니다. 그런데 ‘고객이 주소를 입력하지 않아 취소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이런 선물을 한 번도 안 받아봐서 주소 입력 방법을 몰랐던 것입니다. 엊그제 다시 만나 방법을 설명해 주고 선물을 다시 보냈습니다.
다움이4는 댄스학원에 다닙니다. 멋진 댄서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춤을 추려면 안경을 벗는 게 좋습니다. 멘토들이 병원을 수소문해서 렌즈삽입수술을 도왔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치료비가 예상됐습니다. 멘토들이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삼성의료재단으로부터 600만원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움이5는 최근 자신감이 많이 결여된 상태입니다. 엑셀과 포토샵을 배우도록 컴퓨터 학원을 연결해 줬습니다. 쇼핑몰에 가서 어울리는 옷도 사 줬습니다. 든든한 자존감을 심어주려 멘토들이 애쓰고 있습니다.
다움하우스 사역.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 하셨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입니다. 부모의 사랑은 조건 없는 사랑입니다. 그 사랑을 조건 없이 받을 때 자녀는 안정적으로 건강하게 자랍니다. 우리 다움이들은 그런 사랑을 지금까지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받고 있습니다. 교회의 섬김이, 성도들의 사랑이 그렇게 이들에게 조건 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사무엘 목사(창일교회)
정리=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