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당내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일부 참석자는 한 대표에게 “우리는 ‘용비어천가’는 부르지 않고, 쓴소리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 대표는 “얼마든지 그렇게 하시라”며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한 대표는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여당 의원 20여명과 비공개 만찬을 했다. 한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건 한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처음이다. 당초 서울 강남의 한 식당으로 만찬 장소가 잡혔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급히 장소를 변경할 정도로 보안에 힘쓰는 모습이었다.
한 대표는 만찬에서 “당이 진짜 위기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민심을 잘 헤아리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이번 국감에서 야당의 치밀한 공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당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고 한다. 또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재표결 끝에 부결된 것과 관련해 “이번에는 우리가 막았지만 야당 공세가 계속되면 어떻게 할지 좀 지켜보고 대응을 결정하자”고 밝혔다.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오후 6시부터 8시30분까지 2시간30분 가량 진행됐다. 음주를 하지 않는 한 대표는 콜라잔을 들고 참석자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일일이 건배를 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한 대표가 평소와 달리 오늘 스킨십을 상당히 많이 했다”며 “만찬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고 전했다. 일부 참석자는 한 대표에게 “사람을 좀 만나셔야 한다”고 직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 대표는 “알겠다”며 적극 수용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날 회동에서는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를 겨눈 야권의 파상공세에 대한 우려와 함께 ‘김건희 특검법’ 등 현안을 대하는 대통령실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김 여사의 사과를 포함해 용산의 여러 가지 입장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김 여사 논란과 관련해 야당의 몰염치하고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정확히 지적할 건 지적하자는 언급도 있었다”고 말했다.
구자창 이강민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