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포털 종목토론방에선 고려아연의 기업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경영권을 사이에 둔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 측의 출혈 경쟁으로 기업 투자가치는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차피 게임이 끝나면 주가는 제자리다. 지금 가격이 향후 10년 내에는 안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해 소각하면 품절주가 되며 가격 더 오를 것”이라며 “삼바(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황제주로 갈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과 동일 조건으로 공개매수 맞불을 놓으면서 고려아연 주가가 연일 폭등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 또한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올린다고 정정 공시했다. 최소 매입 수량 6.98% 문구 또한 전격적으로 삭제하고 최대 매입 수량인 14.61%만 남겨놨다. MBK파트너스 측이 고려아연의 대항 공개매수에 동일 조건·가격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날 고려아연의 종가는 주당 77만6000원을 기록했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시작하기 전날인 12일 고려아연의 종가는 55만6000원이었다. 11번의 거래일 동안 주가가 약 39.57% 뛴 것이다. 핵심 자회사 영풍정밀의 주가도 같은 기간 1주당 9370원에서 3만1850원으로 약 3.4배 올랐다.
이같은 주가 상승은 MBK파트너스의 맞불로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의 공개매수 기간이 14일까지 연장됐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은 오는 23일까지다. 공개매수 기간이 장기화하면서 양측이 또 한 번의 매수 가격 상승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치열한 경영권 분쟁이 끝난 후다. 어느 쪽이 경영권을 가져가게 되더라도 고려아연이나 영풍정밀의 주가는 빠른 시일 내로 공개매수 전인 50만원대로 폭락할 위험성이 크다. 현재 주가는 경영권 분쟁이 ‘출혈경쟁’으로 번지면서 상승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개매수 기간 투자에 나선 개인들의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누가 승리하든 고려아연 사업 동력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고려아연 주가에는 악재다. 지분 다툼으로 신사업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쓰일 돈이 경영권 사수에 쓰이면서 미래 사업 투자 여력이 줄고 이는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