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에 이어 다른 채소류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폭염과 집중호우로 가격이 뛴 채소값이 점차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값이 떨어지는 속도가 더디면서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무 1개 평균 가격은 3741원으로 1년 전 2500원보다 49.6% 높은 수준이다. 평년 가격인 2661원보다도 1000원 이상 비싸다. 평년은 2019~2023년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을 말한다.
적상추 100g 평균 소매가격은 2709원으로 1년 전 가격(1688원)보다 60.5% 높고, 청상추 역시 100g 가격이 2779원으로 1년 전 가격(1835원) 대비 51.4% 비쌌다. 깻잎 100g은 3757원으로 전년 대비 17.7% 올라 최근 10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깻잎 100g이 약 30~40장인 것을 고려하면 장당 100원꼴이다.
오이(다다기) 10개 소매가격은 1만7404원으로 1년 전보다 36.6% 비싸다. 오이 1개당 약 1740원인 셈이다.
여름 고랭지 배추 상품 소매가격은 포기당 8848원으로 지난 2일(9202원)보다 3.8% 하락했다. 정부의 배춧값 안정화를 위한 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고 더불어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생육이 호전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한 달 전보다는 30.6%, 1년 전보다는 32.8% 높아 여전히 비싼 가격이다.
이달 배추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40%가량 높을 것이라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농경연이 발표한 ‘농업관측 10월호’ 보고서에 따르면 배추 상품 도매가격은 10㎏ 기준 1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38.4% 상승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달 중순부터 시중에 풀리는 가을배추 6000t가량의 조기 출하를 유도한다. 정부와 민간 수입량까지 합하면 본격적인 김장철인 다음 달 상순에는 20만t 이상의 배추가 출하돼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라는 속도가 빠른 깻잎과 상추는 가격이 더 빨리 안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작황 부진으로 현재 깻잎과 상추 시세가 많이 높아졌으나 한 달이면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소류 물가 상승세는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물가가 3.3% 올라 전체 물가를 0.14% 포인트 끌어올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5로 전년 같은 달보다 1.6% 상승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