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복수심으로 살던 한 소년이 하나님을 만나 결국 살인자와 그 가정까지 전도한 목회자가 됐다. 바로 에티오피아 게넷(Guenet) 교단 총회장 타므랏 타리크 아쉬비르(43) 목사의 이야기다. 최근 방한한 타므랏 목사는 5일 국민일보와 줌(Zoom) 인터뷰에서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간증하며 하나님 은혜의 증거를 전했다.
그의 어린 시절은 가난과 상실로 점철됐다. 2살 때 아버지를 잃고, 5살 때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난 후, 삼촌에게 맡겨진 그는 7살에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그러나 10살 때 주일학교에서 예수님을 만난 순간 그의 인생은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타므랏 목사는 콥트교 신자인 삼촌의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신앙을 지켰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아버지를 살해한 원수를 용서했다. 결국 그의 가정마저 복음으로 인도하는 기적을 경험했다. 그는 이 사건이 목회자의 길을 가게 된 결정적 계기라며 “용서는 내 삶에 큰 자유를 가져다 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아내와 세 아이를 낳고 입양한 세 아이까지 총 6자녀의 아버지이자 1840개 교회와 300만 교인을 섬기는 게넷 교단의 총회장으로 사역 중이다. 게넷 교단은 에티오피아 말로 ‘천국’이라는 뜻으로 1951년 핀란드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됐다. 타므랏 목사가 총회장이 된 이후로 교단은 미전도 종족을 향한 선교와 교회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교단은 ‘비전 555’를 통해 5년 내 500만 명에게 복음을 전하고, 5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하며, 500개의 교회를 세우는 목표를 두고 있다.
타므랏 목사는 내전과 정치적 불안정, 가난 속에서도 에티오피아 교회가 부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에티오피아는 지금 추수의 때에 있다”며 “내전으로 인한 피해와 복구 사역이 교회가 복음을 전할 중요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게넷 교단은 지금까지 미전도 종족에 235명의 선교사를 파송했고 2만 5000명의 결신자와 200여 개의 교회를 세웠다.
현재 타므랏 목사는 본국 하와사 지역에서 24시간 기도처소로 사용할 기도산을 준비 중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한국교회의 기도원 문화를 배우고자 한국을 방문했고 여러 교회를 둘러보며 예배 문화와 선교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국교회의 헌신과 겸손한 리더십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우리는 마음과 마음이 맞닿는 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에티오피아의 기독교인들과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해달라”며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함께 감당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