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뺏어가려고?”… ‘흑백요리사’ 본 中의 황당한 조롱

입력 2024-10-06 15:19
정지선 셰프가 선보인 중국 요리 바쓰.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가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국 누리꾼이 “한국이 중국 음식 뺏어가려 한다”며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하는 요리 서바이벌인 ‘흑백요리사’는 지난달 17일 공개 이후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TV(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인들의 조롱은 3화 방영 이후 나왔다. 중국에서 유학 경험이 있는 ‘백수저’ 정지선 셰프는 대결에서 중국 음식인 바쓰를 토대로 한 ‘시래기 바쓰 흑초 강정’을 선보였다. ‘바쓰’는 중국어로 ‘실을 뽑다’라는 의미로 설탕, 엿, 꿀을 가열해 졸이고 식혀 완성하는 조리법이다. 이 과정에서 정 셰프는 시선을 사로잡는 설탕 공예도 보여줘 감탄을 자아냈다.

정 셰프가 중국 요리 바쓰를 만들면서 설탕 공예를 선보이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하지만 이를 본 일부 중국 누리꾼은 SNS 등에서 “한국이 중국 음식을 훔쳐 가려 한다”며 비난했다. 일부 댓글은 “한국이 저걸 한식이라 주장할 것이다”, “한국이 훔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SNS '도우인'에 올라온 '흑백요리사' 관련 영상. 도우인 캡처

또 “세계유산 신청하고 싶은가?” “한국에는 고유의 요리가 없고 중국과 서양 음식을 따라 할 뿐이다” “한국 쇼는 중국 음식에 열광한다” “우리나라에 밥 먹으러 왔다가 돌아가서 자기가 직접 발명했다고 하는 사람이 바로 백종원 아닌가?” 등의 모욕성 댓글도 잇따랐다. 중국은 넷플릭스 서비스 국가가 아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도우인’ 이용자들은 불법 업로드된 영상의 자막에 의존하거나 영상 게시자의 내레이션을 통해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은 한국의 문화유산을 두고 ‘중국 문화의 일환’이라며 일방적인 주장을 지속해왔다. 조선족들이 주로 사는 지린성 지방 정부는 2021년 돌솥비빔밥과 떡 만드는 방법을 무형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최고행정기관인 중국 국무원은 김치와 윷놀이·널뛰기·씨름 등을 중국 무형문화 유산으로 지정했다.

이같이 한국의 문화를 상대로 ‘본래 중국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문화공정에 대해 국내에선 분노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선 오히려 “우리가 빼앗겼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흑백요리사’에선 바쓰가 엄연히 중국 음식으로 소개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중국 문화를 훔쳐간다’는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국내 누리꾼들은 황당함을 표했다. “중국 요리라고 소개했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냐” “한류 열풍으로 문화 도둑질을 못 할 것 같으니까 이젠 도둑놈 프레임 씌우는 건가” “불법으로 보느라 자막을 제대로 못 봤나”라고 반박했다.

또 “요리사가 자기 마음대로 요리하겠다는 게 무슨 도둑질이냐” “(방송에 요리가 나온)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등은 조용한데 왜 중국만 저러나” “일부러 한국과 사이가 악화하길 바라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