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선교연구원장 김종구 선교사는 지난달 중국 현지 목회자·신학생들에게 한 설문을 요청했다. 설문엔 “올해 예배 성경공부 등을 진행하면서 행정상 어떤 어려움이 있었냐”는 질문이 포함됐다. 현지 사역자들의 설문 답변은 일곱 가지로 정리됐다.
① 주일 예배 내용에 제한이 있다.
② 주중 모임에 제약을 받는다.
③ 18세 미만 자녀의 교회 출입 불가 조치로 주일학교를 운영할 수 없다.
④ 어떤 형태의 성경 공부나 신앙 훈련도 금지된다.
⑤ 모임 참석자 수를 통제한다.
⑥ 교회 헌금·지출 내용도 감독을 받는다.
⑦ 세례를 제한한다. 성찬식은 파견 목사만 가능하다.
설문 조사는 5일 중국복음선교회(대표 유전명 목사) 40주년 기념대회로 ‘중국 선교 회고와 전망 국제세미나’에서 공개됐다. 중국 선교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에서 김 선교사는 ‘중국 선교 현황’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2018년 중국공산당이 종교사무조례를 공포한 뒤 중국 선교가 급격히 위축됐습니다. 이 조례의 핵심은 종교 행정의 법제화입니다. 국가 안전을 명목으로 종교 활동과 종교 기관의 재산관 등을 규범화한다는 명분인데, 미국 남침례회 국제선교회(IMB) 수석부총재인 토드 래퍼티의 말을 빌리면 ‘사실상 해외 교회·선교사들과 중국 교회를 차단하는 법’입니다”
김 선교사는 “종교사무조례 시행 이후 BM선교회 소속으로 중국에서 사역하던 선교사 10명 중 7명도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선교지를 옮겼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지 교회들은 민감한 설교 내용을 피해고 심방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식으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중국 선교 패러다임이 전환됐다는 설명도 나왔다. 김 선교사는 “현지에선 온라인을 활용한 모임과 신학 교육이 활성화됐다”며 “속지주의에 머물던 선교 개념도 속인주의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에서 사역했던 선교사들 가운데 적지 않은 분들이 선교 경험을 살려 화교·이주민을 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국 선교 전망’을 발표한 J 선교사 역시 “2022년 기준 화교 7300만명이 세계 곳곳에 거주하고 있다”며 디아스포라 사역이 더 활발해질 거라 전망했다. 중국 이민자 수는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를 앞세운 2013년부터 꾸준히 늘었다고 한다. 그는 “해외에 2만곳에 달하는 중국인 디아스포라 교회들이 있다”며 “이들 교회는 중국 현지 교회와 달리 공개적인 사역이 대부분 가능하다. 한국교회와 한국 선교사들이 화인(華人)교회와 선교 사명을 함께 감당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글·사진=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