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CJ ENM 대표 “콘텐츠 투자 年1조…지속적으로 늘릴 것”

입력 2024-10-04 16:20 수정 2024-10-04 16:23
윤상현 CJ ENM 대표가 4일 부산 해운대구 CGV센텀시티에서 열린 ‘CJ 무비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CJ ENM 제공

CJ ENM이 콘텐츠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을 밝혔다. 제작비 상승과 문화 소비 트렌드 변화로 기존의 공식들이 더는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전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은 변함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CJ ENM이 4일 부산 해운대구 CGV센텀시티에서 콘텐츠 생태계 변화와 영화 산업 위기를 들여다보는 ‘CJ 무비 포럼’을 개최했다. 윤상현 CJ ENM 대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내년이면 30주년을 맞이하는데 CJ ENM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한 지도 내년이면 30년이 된다. 30년이란 시간이 갖는 무게감과 의미가 굉장히 무겁게 다가온다”며 “다시 한 번 콘텐츠업의 본질, 기본기에 충실하려고 한다. 제작 시스템 선진화, 콘텐츠 포트폴리오 최적화, 수익모델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지적재산(IP) 파워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특히 영화는 CJ가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는 분야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앞으로도 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점”이라며 “사업하는 데 있어 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세상을 움직이는 스토리 텔링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경영진은 제작 환경 개선과 콘텐츠 배급 전략 등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현 CJ CGV 경영혁신실장은 “영화 시장은 2019년 대비 60~70% 수준인 지금 상황이 ‘뉴노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아티스트 콘텐츠, 애니메이션, 스포츠 등 콘텐츠 수급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부산 해운대구 CGV센텀시티에서 열린 ‘CJ 무비 포럼’에서 서장호 CJ ENM 콘텐츠유통사업부장, 이동현 CJ CGV 경영혁신실장, 최주희 티빙 대표, 장경익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왼쪽 두 번째부터)가 이야기하고 있다. CJ ENM 제공

장경익 스튜디오드래곤 대표는 “올해 드라마 제작편수는 96편으로 2022년 120편에 비하면 많이 줄었다. 제작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광고 수입이 줄어들면서 수익성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좋은 소재와 연출, 연기 등을 바탕으로 K드라마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고 신진 크리에이터와 신예 배우를 과감하게 기용하는 프로젝트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시리즈와 영화의 기획 단계부터 공동제작 편성, 영화와 시리즈 동시 기획, 스핀 오프와 숏폼 등 IP의 수명주기를 늘리는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 중”이라며 “OTT와 영화관의 장점을 결함해 디지털과 오프라인 공간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J ENM은 K콘텐츠의 글로벌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을 전했다. 장 대표는 “추가 성장 동력을 미국-일본 중심 현지 드라마 제작에서 찾고 있다. 현재 약 20여 개 글로벌 프로젝트를 기획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서장호 CJ ENM 콘텐츠유통사업부장은 “제작과 유통 전반에 걸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인도, 중동 등 한국 콘텐츠의 인기나 매출이 높지 않은 시장을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중요하다. 신규시장 개발과 관련한 투자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은 “하이브리드 장르에 능해 신선하면서도 풍부한 스토리와 영상을 만들어 낸다는 점, 할리우드 영화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보편적인 영화적 언어를 구사하면서도 문화적 고유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 등이 K콘텐츠의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하며 “할리우드 리메이크, 해외 직접 진출, 히트 IP 로컬 영화화 등 다양한 글로벌 활로를 모색해 왔다. 한국 창작자들이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생각해 내면 각 작품의 성격에 적합한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