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예술의 고유한 관점 개발을 위한 탐색의 장이 열린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하 장문원)이 오는 15~23일 모두예술극장에서 개최하는 ‘모두스테이지 2024’다.
이번 행사는 격년제로 진행되는 장문원의 장애예술 담론 플랫폼 ‘모두예술주간2025’을 준비하면서 각 분야 장애예술인(단체)의 창작 활동을 소개하는 자리다. 정상, 주류, 질서로 대변되는 기존 예술 문법에서 벗어난 장애예술의 다양한 창작과 표현방식을 탐구하는 퍼포먼스(5건), 워크숍(3건), 강연(1건)을 선보인다.
‘모두스테이지 2024’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다양한 장애예술인(단체)가 참가한다. 국내에서는 장차현실, 정은혜, 극단애인,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 허리 등 5팀이 이름을 올렸다. 또 해외에서는 25년간 장애인 음악가들과 함께 음악을 교육하고 만들어 온 드레이크뮤직스코틀랜드 예술감독 피트 스팍스(영국), 시각과 수어를 중심으로 영화와 퍼포먼스 작업을 하는 데프버드프로덕션 대표 에리 마키하라(일본)가 참여한다.
우선 발달장애인 화가 정은혜와 엄마인 작가 장차현실이 무대에 함께 오른다. 장차현실 작가가 만든 팝업북과 함께 이야기를 들려주는 퍼포먼스 ‘은혜와 나’는 장애 당사자와 돌봄자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은 두 사람 인생을 엿볼 수 있다.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허리는 2003년 창단 이후 20여 년 동안 장애여성의 삶과 현실을 연극으로 만들어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퍼포먼스 ‘몸이동(異動) 준비운동 얼음땡’은 장애여성 배우 8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또 ‘시각장애인다움’을 강요받는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에게 평범한 일상의 의미를 묻는 ‘성수와 근영이의 오픈/웃픈 마이크’, 청각장애인이 ‘듣는 사람’을 연기하며 다른 신체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렉쳐 퍼포먼스 ‘듣는 사람을 연기하는 법’, 지체장애인 배우의 연기 훈련법과 방법론을 기반으로 한 워크숍 ‘힘 빼고 툭? 그게 되냐’ 등을 만날 수 있다.
특별 세션으로 누구나 쉽게 배우고 연주하고 작곡하고 공연하는 ‘포용적 음악’을 탐구하는 강연과 워크숍 진행된다. 스코틀랜드의 대표적인 장애인 음악 단체 드레이크뮤직스코틀랜드의 예술감독 피트 스팍스가 함께한다. 장애인의 음악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음악기술과 악보를 쉽게 읽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 ‘피규어노트(Figurenotes)’ 등을 소개하는 워크숍도 열린다.
김현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그동안 장애예술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던 예술인과 예술단체를 한 자리에서 만나는 특별한 행사”라면서 “다양한 접근성이 실현된 모두예술극장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창작과 창작 방법이 담긴 미학적 시간을 충분히 즐기며 장애예술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그려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