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플루트 거장이 만든 ‘앙상블 오브 도쿄’, 15년만에 내한

입력 2024-10-04 14:09
15년만에 내한하는 앙상블 오브 도쿄는 재일교포 플루티스트 김창국 도쿄예대 명예교수가 창설했다. 예술의전당

앙상블 오브 도쿄는 1986년 ‘플루트계의 거장’이었던 고(故) 김창국(1942~2022) 도쿄예술대학 명예교수가 창설한 단체다. 19명의 단원으로 이뤄져 있으며, 바로크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형태의 실내악과 소편성 오케스트라 음악을 레퍼토리로 보유하고 있다.

재일교포 3세인 고 김창국 교수는 20대에 일본 음악 콩쿠르 1위, 스위스 쥬네브 콩쿠르 1위 없는 2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독일 하노버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플루트 수석을 역임하는 한편 독주자로서 다양한 무대에서 리사이틀 또는 오케스트라 협연을 했다. 그리고 39세에 도쿄예술대학 교수로 임용되며 일본에 돌아왔다. 후학을 양성하는 한편 연주자와 지휘자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던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빙교수로도 온 적 있다. 별세할 때까지 귀화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유지했다.

앙상블 오브 도쿄를 창설한 플루티스트 겸 지휘자 김창국(왼쪽)과 현재 단체를 이끄는 오보이스트 아오야마 사토키. 김창국과 아오야마 사토키는 부자(父子) 관계다. 앙상블 오브 도쿄

그가 일본의 실력파 음대 교수, 오케스트라 수석 주자 등과 창설한 앙상블 오브 도쿄는 지금도 연 4회 정기연주회를 펼치고 있다. 그의 별세 이후엔 아들인 NHK교향악단 오보에 수석을 거쳐 무사시노음대 교수인 아오야마 사토키가 이끌고 있다.

앙상블 도브 도쿄가 오는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2009년 이후 15년 만의 내한 공연을 한다. 예술의전당의 ‘2024 SAC 바로크음악시리즈’ 일환으로 초청된 앙상블 오브 도쿄는 이번에 아오야마 사토리를 비롯해 9명이 온다. 이 가운데 5명이 도쿄예대 등 음대 교수이며, 나머지는 오케스트라에서 악장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무대는 18세기에서 19세기 초반까지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한 다섯 명의 작곡가 바흐, C.P.E.바흐, 모차르트, M.하이든, 슈베르트의 작품들로 구성해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선보인다. 특히 바로크 시대 거장 바흐의 ‘바이올린과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 d단조 BWV 1060’과 김창국 편곡으로 재탄생한 ‘플루트, 오보에, 바이올린을 위한 3중 협주곡 D장조 BWV 1064’로 이번 공연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