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대동강에서 참수당한 로버트 토마스(1839~1866) 선교사에 의해 복음을 전달받았습니다. 우리가 유럽에 복음을 빚졌다는 의미입니다. 오늘날 예배가 실종되고 영적으로 황폐해진 유럽을 다시금 회복하기 위해 우리가 빚을 갚는 마음으로 유럽영적대각성에 앞장서야합니다. 쓰러져 가는 유럽을 살릴 수 있는 것은 한국의 교회와 신자들입니다.”
헝가리로 시작해 유럽 36개국에 우물을 파고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비전을 밝힌 신은규(67·코마롬 엘림열방교회) 선교사는 이렇게 말하며 “헝가리는 ‘유럽 속의 아시아’이자 유럽의 한 가운데 위치해있어 ‘유럽을 향한 복음의 창’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목표물이 생기면 돌진하는 코뿔소와 같은 신앙으로 교회에도 36개의 국기를 모두 붙여두고 ‘주님이 하신다’는 믿음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헝가리 코마롬에서 목회자로 약 7년째 활동을 이어오며 3300평 규모의 유럽영적대각성센터를 세우고 한글복음학교, 한국요리교실 등 여러 사역에 힘쓰고 있는 신 선교사를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신 선교사의 사역은 헝가리인이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해주며 복음도 함께 전하는 사역이다. 가령 한글을 배우고싶으나 인근에 한글학교가 없어 고민 중인 이들을 위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믿음을 가질 수 있게끔 자리를 마련하는 식이다.
신 선교사는 “헝가리인 중에는 K-팝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큰 이들이 많다”면서 “방탄소년단(BTS)을 좋아해 홀로 한국어를 공부해오던 이들, 드라마 영화 등에서 본 한국음식을 먹어보고 싶어하는 이들까지 다양해 2019년엔 한글학교를, 2022년엔 한식조리학교를 시작케 됐다. 이들을 예배로 초청해 한국 찬양을 부르게 하고 통역을 붙여 설교를 듣게 하니 수업에도 도움이 되고, 예배 후 한국음식으로 교제하는 시간을 가지니 반응도 뜨겁다”고 했다.
열매도 있다. 강건너 슬로바키아에서 매주 자녀를 차로 데려다주고 1시간30분이 넘는 시간을 밖에서 기다리는 부모들은 물론, 왕복 2시간 거리를 기차를 통해 오가며 매번 참석하는 아이들이 있는가하면 한글학교를 계기로 교회에 완전히 정착한 이들도 있다. 이자벨라(45) 코마롬 엘림열방교회 집사가 그 예다.
신 선교사는 “이자벨라 집사님은 우리가 안식년에 나와있는 지금도 한국어와 헝가리어로 ‘오늘의말씀’을 올리는 것은 물론, 자신이 교회를 통해 한국어를 배운 것을 되돌려주듯 교회에 출석하는 한국인 새 신자들에게 성실하게 헝가리어를 가르쳐주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비전이 궁금했다. 신 선교사는 “하나님께서는 헝가리에 온지 3년만에 기적적으로 3300여평 땅을 주시고 유럽영적대각성센터를 건축할 수 있게 해주셨다”면서 “앞으로는 성전을 세워 한국은 물론,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오시는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쉼을 얻고 기도하고 회복하는 장소를 꾸려나가고 싶다. 그곳에서 각종 캠프와 차세대 제자훈련를 열고 한국문화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성도 여러분의 기도와 관심을 바란다”고 얘기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