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통신] “트래시토크 즐기지만…사실 LCK 선수들 좋아해요”

입력 2024-10-03 22:47
라이엇 게임즈 제공

“기인, 제우스 선수와 대결하고 싶어요. 누구와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어요.”

비리비리 게이밍(BLG) ‘빈’ 천 쩌빈이 빼어난 개인 기량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BLG는 3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라이엇 게임즈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개막전에서 매드 라이온스 코이(MDK)를 26분 만에 격파했다. 이날 승리로 1승0패조에 가장 먼저 합류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답게 경쾌한 출발이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빈’은 “기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힘들게 이겼다. 앞으로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준비해온 대로 게임을 시작했지만, 게임 내에서 실수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BLG는 라인 스와프 이후 다이브 과정에서 상대에게 2킬을 내주기도 했다. ‘빈’은 “상대의 크산테 픽도, 라인 스와프도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면서 “뜻밖의 플레이가 나와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하게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후반에 가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복기했다.

그는 이날 나르를 선택했다. 버프를 받아 대회에서 탑 1티어 챔피언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빈’은 “나르는 정말 좋은 챔피언”이라면서 “라인 스와프 때문에 서머 시즌보다 더 많은 챔피언이 등장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겠지만, 몇 개의 챔피언이 더 모습을 비출 것”고 말했다.

그는 ‘무관의 제왕’ 중 가장 왕관과 가까운 선수다. 그는 2020년 혜성같이 등장한 뒤로 꾸준히 기량을 유지 중이다. 그는 “당연히 2020년보다 더 성장했다. 그때의 나는 성숙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 더 발전하고, 성숙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기량을 인정해주는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대결하고 싶은 선수는 ‘기인’ 김기인, ‘제우스’ 최우제 선수다. 그리고 누구와 붙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력만큼 화끈한 트래시토크로도 화제를 몰고 다니는 ‘빈’이지만, 속내에는 동업자들에 대한 존중이 깔려 있다. 그는 “평소에 트래시토크를 많이 하지만 사실 LCK 선수들과 소통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면서 “경기하지 않을 땐 친구 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가락으로 팀의 승리 스코어를 예고하는 제스처는 그를 상징하는 퍼포먼스 중 하나.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빈’은 “너무 많이 해서 이제 좀 촌스럽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그리고 그 제스처를 취할 때마다 우승을 못 했다. 그래서 더 하기 싫어지기도 했다”고 웃었다.

베를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