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망했다.”
올 시즌 제네시스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이 오구 플레이로 2벌타를 받았다. 3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첫날 1라운드에서다. 이날 장유빈은 ‘호스트’최경주(54·SK텔레콤), ‘디펜딩 챔피언’ 함정우(29·하나금융그룹)과 동반 플레이를 했다.
그의 표현대로 사고 아닌 사고는 13번 홀(파4)에서 발생했다. 최애 클럽인 2번 아이언으로 날린 티샷이 벙커로 향했다. 벙커에 볼이 있어 당연히 본인의 볼이라 생각하고 두 번째샷을 날렸다. 그런데 퍼트를 하려고 보니까 본인 볼이 아니었다. 오구 플레이를 한 것이다.
경기를 마친 뒤 장유빈은 “볼에 라인이 그려 있었다. 공교롭게도 라인이 나와 비슷했다. 하지만 내 볼 넘버는 3번인데 8번이었다”면서 “동반자인 최경주 프로님과 함정우프로님께 상황을 알렸다. 2벌타를 받은 뒤 벙커 앞 러프에 있는 원구를 찾아 플레이를 했다. 내 볼이 아니라는 걸 확인한 순간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장유빈은 이날 오구 플레이로 인한 더블보기에도 보기는 2개에 그치고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솎아내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6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10번 홀(파4)에서 104야드 지점에서 친 두 번째샷이 홀 속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간 것은 ‘샷 오브 더 데이’였다.
장유빈은 “이제는 어떤 상황이건간에 꼭 볼을 확인할 것 같다. 13번 홀 이후 영향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최대한 빨리 잊고 남은 홀 잘 마무리하자고 마음 먹고 경기에 임했다”면서 “지금은 홀가분하다. 전체적으로 쇼트 퍼트가 몇 개 빠지긴 했는데 오늘 퍼트는 괜찮았다. 샷적인 부문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옷을 두껍게 입어서 실수를 했다. 원래 얇게 입는 스타일이다. 내일은 그런 점을 감안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장유빈은 최경주프로와의 동반 플레이에 대한 소감도 언급했다. 그는 “솔직이 최프로님으로서는 쉽지 않은 코스다. 그만큼 어려워 보였다. 페럼클럽 전장이 길어 거리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면서 “하지만 그린 주변에서 쇼트 게임으로 닥친 위기를 만회하는 것을 보면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날 최경주와 장유빈의 드라이버샷 비거리 차이는 80야드 정도였다.
시즌 1승을 거두고 있는 장유빈은 시즌 2승 전략도 밝혔다. 그는 “오늘 사고 아닌 사고를 쳤지만 나쁘지 않는 결과”라며 “욕심내면 안되는 코스라 욕심없이 경기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첫날 선두는 통산 4승의 이수민(30·우리금융그룹)이 차지했다. 이수민은 이날 6언더파 66타를 쳤다. 이동환(37)과 이규민(24·우성종합건설)이 나란히 4타씩을 줄여 공동 2위에 자리했다.
대회 2연패와 통산 3승 도전에 나선 함정우는 2타를 줄여 장유빈 등과 함께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최경주는 버디 1개에 보기 3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51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여주=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