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시프트업 출신이 만든 ‘테라리움’…“서브컬처 메카닉 슈팅, 언제 나와도 성공할 장르”

입력 2024-10-03 02:05
최주홍 지피유엔 대표.

“서브컬처와 슈팅을 모두 만들어봤지만, 슈팅 장르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해요. 이걸 베이스로 게임 플레이와 캐릭터성을 부여해 만든 서브컬처 메카닉 슈팅 장르는 언제 나와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최주홍 지피유엔 대표는 2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열린 테라리움 쇼케이스에서 이같이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피유엔은 시프트업의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의 핵심 디렉터였던 최 대표가 올해 3월 설립한 서브컬처 전문 신생 게임 개발사다. 엔씨소프트, 시프트업 등 국내 주요 게임사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25명 베테랑 개발진이 모여 ‘우리가 만드는 게임에 자부심을 품자’는 목표로 게임 제작을 원 없이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피유엔은 내가 게임 업계 들어오기 전 인디게임 팀에서 썼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20년 전에 갖고 있던 게임 개발의 열정을 잊지 말고 ‘초심으로 게임을 만들자’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서브컬처 전문가답게 첫 작품도 ‘서브컬처 3D 메카닉 슈팅’ 장르다. 테라리움은 외계 생명체에게 쫓겨난 인류가 만든 지하 기지 이름이다. 파일럿(나우)과 메카닉 로봇을 이용해 지구를 수복해 나가는 게임이다. ‘민아리’ ‘라핌’ ‘리사 화이트’ 등 캐릭터가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최 대표는 “과거 서브컬처 캐릭터는 외형, 성격, 능력 중 하나라도 게이머가 만족하게 제작됐으면 성공했으나, 요즘은 적어도 2~3가지 모두 만족해야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최근엔 거기에 결핍도 있어야 한다. 결핍은 단점 같은 거다. 테라리움은 스토리가 계속될수록 캐릭터의 흥미로운 결핍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플레이 영상에는 테라리움에 침입한 외계생명체를 퇴치하는 파일럿과 메카닉 로봇의 활약이 묘사됐다. 게이머는 파일럿이 메카닉에 탑승해 단독 전투를 벌이거나 전황에 따라 비행기로 변신하는 등 다양한 전술을 맛볼 수 있다. 특히 3인칭 시점으로, 생동감 넘치는 타격감과 조작감을 통해 몰입도 높은 전투 현장을 구현했다는 게 게임사의 설명이다.

지피유엔 제공

이 게임은 니케와 데스티니 차일드, ‘리니지2’ ‘아이온’ 시리즈를 만든 서정모 기획리드, 윤대영 최고기술책임자(CTO), 차지원 아트 디렉터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 대표는 “올해 3월부터 3개월 동안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그때 당시 서브컬처 장르인 만큼 캐릭터를 크게 보여주자는 의미로 세로뷰로 만들었으나 포기했다. 조작법 등이 불편하더라”면서 “6월부터 프리프로덕션 기간을 거쳐 다시 가로뷰로 제작했다. 무기, 메카닉, 나우가 내려서 전투하는 기능까지 모두 집어넣었다”고 밝혔다.

개발진은 기지, 아카데미, 필드 전투 등 게임 속 재미를 더할 다양한 시스템을 추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 대표는 “타 서브컬처 게임과 달리 캐릭터의 개인사보단 게임 속 거대 세력인 7대 가문과 나우의 서사 중심으로 게임을 제작하려고 한다”며 “론칭하기 전까지 캐릭터 퀄리티에 공을 들이고 수익모델(BM), 퍼블리셔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테라리움의 개발 인원은 40~5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모바일·PC·콘솔 크로스 플레이와 2027년 1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 작업이 한창이다. 현재 게임 서비스를 맡을 퍼블리셔를 찾고 있다.

최 대표는 “게임 개발사가 낳아준 부모면, 퍼블리셔는 길러준 부모다.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정말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발은 잘할 자신이 있는데, 퍼블리셔가 우리와 얼마나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지를 보고 있다. 호흡을 잘 맞춘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