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티 앞 ‘죽음의 바다’ 참사… 45명 사망·111명 실종

입력 2024-10-03 00:01
동아프리카 지부티 오보크 앞바다에서 지난 4월 9일(현지시간) 전복된 선박이 텅 빈 상태로 수면에 있다. 당시 이주민 38명이 사망했다. AP뉴시스

동아프리카 지부티 앞바다에서 이주민들이 선박 밖으로 쫓겨 최소 45명이 사망하고 111명이 실종됐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아프리카에서 예멘으로 건너갔다가 선박 두 척을 나눠타고 돌아오던 이주민 310명이 지부티 오보크 인근 해역에서 바다에 뛰어내려 헤엄치도록 강요를 받았다”며 “밀입국 브로커로 추정되는 탑승자들이 이주민을 선박에서 쫓아냈다”고 밝혔다.

선박 한 대는 이주민 100명을, 다른 선박은 210명을 태우고 운항하던 중이었다. 이주민들이 강제로 바다에 뛰어들면서 45명이 숨지고 111명이 실종됐다. 배에서 내리지 않은 이주민을 포함해 154명은 살아남았다.

첫 번째 선박에서 생존한 98명 중에는 생후 4개월 아기도 있다. 하지만 아기의 엄마는 바다에 뛰어내려 숨졌다고 IOM은 전했다. 지부티 해안경비대는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이주민들이 배에서 뛰어내리도록 강요를 받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지부티 앞바다는 소말리아·에티오피아가 포함된 일명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아 중동으로 밀입국할 목적으로 아라비아반도 남부 예멘으로 향하는 선박이 자주 오가는 해역이다. 이 항로에서 지난 6월에도 선박 사고로 196명이 사망했다고 IOM은 설명했다.

프란츠 셀레스틴 IOM 아프리카 동·남부 담당국장은 “아프리카의 뿔에서 예멘, 걸프로 이어지는 항로의 이주민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이 항로에서 올해에만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