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조장 ‘호텔 전자담배 박람회’ 또 무산됐다

입력 2024-10-02 17:30 수정 2024-10-02 17:46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문정컬처밸리에서 서울금연지원센터 주최로 열린 '전자담배 박람회 OUT' 캠페인. 국가금연지원센터 제공

이달 말 열기로 했다가 흡연 환경 조장 우려가 제기됐던 ‘액상 전자담배 박람회(Korea Vape Show 2024)’가 또 무산됐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 관계자는 2일 “주최 측이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25~27일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 야외광장에서 개최한다고 예고했던 ‘KOVAS 2024’ 행사를 잠정 연기한다고 공지했다”고 밝혔다.

해당 행사는 교육부 산하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운영하는 더케이호텔서울을 개최 장소로 선정해 논란이 일었다(국민일보 10월 1일자 20면 보도).
청소년의 액상 전자담배 사용률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 및 젊은 성인층에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무분별하게 제조·수입된 (가향)액상담배 노출로 인한 건강 위험이 문제로 지적됐다. 더구나 교육부가 관리감독하는 교직원공제회가 운영하는 호텔에서 청소년에 악영향을 미치는 전자담배 흡연 박람회가 열리는 데 대해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국가금연지원센터 관계자는 “정부와 금연기관의 발빠른 대응, 청소년단체의 비판 성명과 언론 보도로 인해 압박을 받자 연기를 결정한 것 같다”면서 “주최자인 ㈜더페어스 측에서 호텔 측에 ‘해당 장소에서의 개최는 하지 않겠다. 다만 일방적 대관 취소에 따른 손해배상은 진행하겠다’고 밝혀 호텔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를 완전히 취소한 것이 아니라 잠정 연기한 것이라, 연내 또 다른 장소를 물색해 개최할 수 있는 만큼 모니터링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주최 측은 앞서 지난 5월 경기도 수원메쎄에서 같은 행사를 개최하려다 반발에 부딪혀 연기한 바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