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시바, 바이든과 통화 “中 견제 다자 외교 중요…한·미·일 정상회담 추진”

입력 2024-10-02 17:00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외교 행보에 나섰다. 이들은 통화에서 미·일 동맹뿐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미·일 정상회담도 추진할 방침이다.

NHK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2일 오전 8시부터 15분간 도쿄 총리관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진행했다. 전날 공식 취임한 이시바 총리가 외국 정상과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시바 총리는 통화에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외교 기조를 이어가겠다며 “미·일 동맹 강화는 정권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일본의 방위비 증액 등 국방력 강화 방침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일 동맹은 70년 이상 지역 평화와 번영의 초석 역할을 했다”며 “안보·경제·기술·외교 등 전반에서 미·일 파트너십 심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역내 패권주의 행보를 보이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한·미·일이나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등 다자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서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이시바 총리가 평소 주장해온 주일미군 주둔 관련 미·일 지위협정 개정에 대해선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바 총리는 통화 후 기자들과 만나 “매우 대화가 잘 된 느낌”이라며 “한·미·일 정상회담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회담 기회를 앞으로 가지고 싶다고 말했고 동의를 얻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전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도 “일본과 미국 간의 관계는 중요하고, 한국과도 그러하다”며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신뢰 관계를 높여서 우호를 심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위해 회담을 하는지 사전에 설정돼야 한다”며 “나라가 다르면 국익도 다르다. 각각이 국익을 바탕으로 얼마나 진지하게 논의해 어떤 성과를 얻을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한·일 역사 문제 등에서 합리적인 것으로 알려진 개인적 소신보단 국익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