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우스 운동’ 본거지 나이지리아 기독 지도자들이 건네는 도전

입력 2024-10-02 15:47 수정 2024-10-02 16:03
나이지리아 최대 개신교단인 에콰교단의 총무 아유바(왼쪽) 아셰셰 목사와 총회장 욥 아유바 목사.

크리스텐덤(기독교 국가) 시대의 막이 내리고 본격적인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비서구권) 운동’이 확대되는 선교 흐름 가운데 글로벌 사우스 운동의 본거지인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는 무슬림의 거센 핍박 속에서도 교회들이 부흥하고 있다. 서구교회와 달리 아프리카에서는 젊은 기독 지도자들이 양성되고 있어 세계교회에 도전을 준다.

최근 방한한 나이지리아 최대 개신교단인 에콰(ECWA·Evangelical Church of West Africa)의 총회장 욥 아유바 목사와 총무 아유바 아셰셰 목사를 2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센터에서 만났다. 에콰 교단은 나이지리아 중부인 조스 지역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94개 노회, 8000개 이상, 천만명 이상의 성도들이 소속돼 있다. 교단에 소속된 대부분 지역은 무슬림과 접경 지역인 북쪽에 있다.

나이지리아는 국제오픈도어선교회 산하기관인 월드와치리스트(WWL)가 올해 초 발표한 기독교 박해순위 6위 및 폭력 영역 1위를 기록했다. 보코하람,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 풀라니 무장단체 등 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는 대개 기독교 공동체를 주목표로 습격, 살인, 납치, 성폭력, 생계 파괴 등을 자행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기독 지도자들은 극심한 핍박 속에서도 부흥하는 교회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셰셰 총무는 “나이지리아 북쪽 지역에 6~8개 주가 있는데 대부분 무슬림이 지배한 곳이다. 이 지역에서 교회를 지으려고 하면 땅을 팔지 않으려고 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어렵게 세워진 교회는 점점 부흥할수록 무슬림으로부터 본격적인 저항을 받는다. 무슬림에 의해 교회가 방화되고 살인 등의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성도들은 계속된 두려움 속에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 같은 혼란과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은 기적을 통해 그의 백성들을 부르신다”며 “나이지리아 현지 선교사들의 기도로 환자의 병이 치유되는 등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이적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에콰 교단은 나이리지아를 비롯해 니제르 등지에 25000명 이상의 현지인 선교사를 파송했다. 아유바 총회장은 “선교사들이 교회가 없는 곳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는데 대부분 무슬림 지역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무슬림 지역에서도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다. 아셰셰 총무는 “무슬림의 중심지에 선교사가 사역하는 선교사 훈련센터가 세워진 일도 있다”며 “마을이 선교사의 마음 가운데 있는 사랑을 보고 선교사와 훈련센터를 받아들인 것이다. 핍박을 통해 나이지리아 교회의 믿음이 단단해지고 있으며 성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프리카에서 젊은 세대의 기독교인이 증가하는 것은 세계교회에 도전을 준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에 관해 묻자 나이지리아 지도자들은 “한국 선교사들의 열매”라고 치켜세우며 한국교회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셰셰 총무는 “한국 선교사들의 훈련으로 제가 이 자리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며 “나이지리아에 많은 한국인 선교사들의 열매가 뿌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콰 교단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선교적 사명이다. 2500명 이상의 현지인 선교사들이 대부분 젊은 세대”라며 “현재 아프리카에서는 청년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교회가 핍박받는 것을 보며 더욱 선교적 열정을 갖게 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아유바 총회장도 “한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이 얘기로 끝날 수 없다(많은 이야기가 있다는 뜻)”고 밝혔다.

아셰셰 총무는 “박해 받는 교회 성도들이 예수님을 따르는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을 예배하는 세계교회가 도전을 받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인천=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