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전국서 ‘말씀대성회’ 내걸고 포교 열 올려 “각별한 주의 필요”

입력 2024-10-02 14:49 수정 2024-10-02 15:38
한 차량에 신천지의 집회 광고 현수막이 붙어 있다. 임웅기 소장 제공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이만희 교주)가 전국에서 연달아 대규모 교리 집회를 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오픈 포교’ 전략을 펴는 건 그만큼 신천지 내부 상황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2일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신천지는 ‘2024 신천지 계시 성취 실상 증거 말씀대성회’란 이름의 대규모 집회를 지난 25일 경남 마산에 이어 부산 등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었다. 신천지는 올해 들어 영남지역에서만 네 차례 집회를 열었고, 7만여명이 넘게 참여했다고 지역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더구나 오는 5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열릴 예정인 신천지 측 주요 행사 중 하나인 ‘10만 수료식’을 앞두고 공격적으로 세를 불려 나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문가들은 정체를 숨기는 모략 포교에 더해 적극적으로 교리를 공개하는 이유로 단순한 내부 결속 차원이 아니라 이만희 교주 외에 마땅한 지도부가 없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임웅기 광주이단상담소장은 “과거 신천지의 해외 집회를 주도했던 주요 인물들이나 총회 총무 등이 탈퇴, 축출되며 93세의 이만희 외엔 조직을 끌고 나갈 만한 인물이 없어진 상황이다”며 “그러다 보니 이만희가 직접 강의에 나서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려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신천지는 또 이 ‘말씀대성회’를 통해 정통교회 목회자들이 신천지로 회심했다는 식의 일방적 주장을 홍보한다. 하지만 회심했다는 이들의 정확한 이름과 나이, 소속 교회 이름은 밝히지 않아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었다.

임 소장은 “실제로 그런 이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정상적으로 신학을 공부하지 않았더라”며 “기본적인 목회자로서의 소양이 부족하거나 군소 교단 소속으로 열악한 목회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신천지 측에 미혹된 경우이다”며 신천지 주장을 일축했다.

임 소장은 이어 “정통 신학에서 신천지 교리를 잘 보면 논리·교리적 허점이 아주 많다”며 “오는 2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 많은 한국교회가 모여 차별금지법 등을 반대하는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를 연다고 하는 데 이단 문제에 있어서도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함께 나서 이단들의 문제점을 알려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