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안보를 책임지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수장이 바뀌었다. 10년간의 임기를 마친 옌스 스톨텐베르그 전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이·취임식에서 마크 뤼터 전 네덜란드 총리에게 나토의 지휘권을 넘겨줬다.
뤼터 신임 사무총장은 전쟁이 3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의 지원,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 아시아와 중동 등 전 세계 다른 국가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대선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나는 두 후보 모두를 아주 잘 알고 있다”며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든 함께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 “(네덜란드 총리 시절) 트럼프 전 대통령과 4년간 함께 일했다”며 “그는 당시 우리에게 방위비를 더 많이 지출하라고 밀어붙였고, 그는 그것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를 압박했었고, 나는 그가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웠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해리스는 부통령으로서 훌륭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매우 존중받는 리더”라고 평가했다.
14년간 네덜란드 총리를 지낸 뤼터 사무총장은 유럽연합(EU) 정상 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가장 성공적으로 상대했다고 평가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유럽의 저조한 방위비를 문제 삼으며 나토 탈퇴까지 공언해 유럽과 갈등을 빚었고, 이번 재선 유세 과정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회의적이다.
AP통신은 “나토 회원국들은 트럼프 집권 시 곤경에 처한 동맹국을 구출해야 한다는 나토의 안보 서약을 어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면서 “이는 나토의 실존적 도전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