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 예산 역대 최고로 올려… 정부 지출 40%가 전쟁 비용

입력 2024-10-01 17:29 수정 2024-10-01 17:35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헤르손, 자포리자, 도네츠크, 루강스크 등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병합 2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영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2년 넘게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내년 국방 예산을 25%나 인상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책정한다.

영국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의회 웹사이트에 게시된 2025년 예산 문서 초안을 분석해 러시아의 내년 국방 예산이 13조5000억 루블(191조500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올해보다 약 3조 루블 더 많은, 역대 최고치라고 보도했다.

또 내년 러시아의 국방 및 안보에 대한 총지출은 41조5000억 루블(588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러시아 정부 전체 지출의 약 4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경제 매체인 벨이 “이번 인상은 경제가 전쟁 기반으로 전환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며 “내년 러시아의 군사 및 안보에 대한 지출이 교육, 의료, 사회 정책 및 국가 경제에 대한 지출을 합친 것을 초과할 것이 분명하다”고 보도한 내용도 덧붙였다.

러시아의 사회 지출은 올해 7조7000억 루블에서 내년 6조5000억 루블로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디언은 러시아의 이같은 대규모 군사 투자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장기적인 경제 전망이 침공 이전보다 훨씬 암울하다고 보고 있다”며 “군사 지출 증가로 국내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재정 및 물리적 자원이 군대에 투입되면서 심각한 노동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