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는 7대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주(1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6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대선 승리를 위한 ‘최후의 보루’와 같은 지역이다. 반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러스트벨트에 이어 이곳까지 확보한다면 예상외의 낙승을 거둘 수도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매번 경합주로 분류되지만 대선에서는 거의 공화당이 이겨왔다. 공화당은 1968년 리처드 닉슨 이래로 14번의 대통령 선거 중 12번이나 노스캐롤라이나를 차지했다. 민주당에서는 1976년 지미 카터, 2008년 버락 오바마 단 두 명의 대통령만이 승리했다. 오바마는 2012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공화당 후보인 밋 롬니에게 패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2020년 대선에서도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트럼프가 49.9%를 얻어 바이든(48.6%)을 1.3%포인트 차로 제쳤다.
하지만 최신 여론조사에는 해리스가 선전하고 있다. 가장 최근 조사인 지난 27일 CNN 조사에서는 해리스와 트럼프가 각각 48%의 지지를 얻어 동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공개된 블룸버그 조사에서는 해리스가 50%를 얻어 48%를 얻은 트럼프를 2%포인트 차로 따돌리기도 했다. 선거분석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의 여론조사 평균에서도 트럼프는 47.8%를 얻어 해리스(47.4%)에게 불과 0.4%포인트 차로 쫓기고 있다.
해리스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할 경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선거 결과를 얻게 된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해리스가 오차범위 내에서 다소 우세한 것으로 나오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를 확보하고 선벨트(남부지역)에 포함된 노스캐롤라이나까지 가져가면 선거인단 수는 당선 기준인 270명을 훨씬 웃돌게 된다.
노스캐롤라이나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경제다. CNN조사에서 대통령 후보 선택에 가장 중요한 이슈를 묻는 질문에 37%가 경제라고 답변했다. 이어 민주주의 보호(27%), 이민(12%), 여성의 재생산권(12%) 순으로 나타났다.
해리스는 부통령 재임 동안 노스캐롤라이나를 10여차례 방문했다. 또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연설 직전 연사로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내세우는 등 이 지역에 공을 들여왔다.
반면 트럼프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후보로 나선 마크 로빈슨 탓에 악재를 맞았다. 그는 로빈슨에 대해 ‘스테로이드를 맞은 마틴 루터 킹’이라고 극찬하며 지지해왔다. 하지만 로빈슨이 최근 각종 설화에 휘말리며 역풍이 불자 거리를 두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26일 로빈슨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상황을 잘 모르고 있다”며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채플힐(노스캐롤라이나)=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