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민미션포럼] “지역 품어야 산다” 신청자 몰린 급변하는 지역교회 전략 강의

입력 2024-10-01 14:25 수정 2024-10-01 14:34
정병인 전남 영암 삼호우리교회 목사가 1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에서 열린 국민미션포럼 2024 목회전략 콘퍼런스에서 '지역밀착형 복지사역'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교회가 변화에 휩쓸려 가지 않으려면 교회 내부가 아니라 외부와 소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병인 전남 영암 삼호우리교회 목사는 1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주경훈 목사)에서 열린 2024 국민미션포럼 목회전략 콘퍼런스에서 “교회가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없다면 더는 존재 의미를 찾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정 목사는 지역 밀착형 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삼호우리교회가 어떻게 지역사회와 연결되고 부흥까지 이뤘는지 경험을 공유했다.

정 목사가 부임하던 1996년 당시 삼호우리교회는 교인 수 30명 남짓의 전형적인 농촌 교회였다. 교회 내에서의 신앙 활동에만 집중하는 교회는 지역에서 자리 잡기 어렵다는 확신한 그는 지역의 필요를 살폈다. 그렇게 처음 시작한 사역이 결식아동과 노인들을 위한 도시락 배달이었다. 그는 “지역 주민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채우는 프로그램을 통해 교회의 입지를 굳건히 다질 수 있었다”며 “도시락 사업은 지역 주민과 신뢰를 쌓는 기반이 됐고 이를 토대로 교회는 지역사회의 중요한 일원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방과 후 돌봄 서비스, 노인을 위한 재가복지, 장애인 복지 등으로 사역 영역이 확장됐다.

정 목사는 “교회가 지역사회와 단절되지 않고 밀착해 소통할 때만 교회의 존재 의미가 강화될 것”이라며 교회가 지역사회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곧 교회의 부흥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이주민 급증에 대한 교회의 대응
‘급변하는 시대’를 대표하는 현상으로는 이주민의 급증이 지목됐다. 노규석 경기도 안산시 온누리M센터목사는 ‘한국 인구 변화와 이주민 선교’ 주제의 강의에서 한국 사회가 이미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2013년 이후 2~3년마다 이주 배경 인구가 50만명씩 증가하고 있음을 근거로 제시하며 “교회가 변화를 대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온누리M센터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의료봉사 법률상담 한국어 교실 문화 교실 등을 운영하며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개에 가까운 언어권별 예배모임은 이주민들이 자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노 목사는 ‘사회통합형 사역’과 ‘역파송 선교’라는 두 가지 접근 방식을 소개하면서 “이주민들이 한국에 정착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교회의 중요한 사명이고 그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교회 부흥의 또 다른 길”이라고 제시했다.

노규석 경기도 안산시 온누리M센터 목사가 1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에서 열린 국민미션포럼 2024 목회전략 콘퍼런스에서 '한국 인구 변화와 이주민 선교'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정병인·노규석 목사가 이끈 ‘급변하는 지역교회 부흥전략’ 세션은 5개 선택 강의 가운데 가장 많은 참가자의 선택을 받았다. 이명희(61·여) 안산제일교회 시니어 예배공동체 담당 목사는 “모든 교회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추구하지만, 교회를 바라보는 외부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며 “간극을 좁히고 변화에 대응할 방안을 찾고 싶어서 이번 강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