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통신] 촉박한 일정, 생소한 단판제…“전부 이겨내야 하는 게 월즈다”

입력 2024-09-30 23:26
LCK 제공

“당연히 우승이 목표예요. 사실 결승전만 가도 정말 기쁠 거 같아요.”

베테랑 정글러 ‘피넛’ 한왕호가 마지막 ‘숙원’ 월즈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한왕호의 소속팀 한화생명e스포츠는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라이엇 게임즈 아레나에서 LoL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첫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뚫고 올라온 동남아 지역의 맹주 PSG 탈론이다.

선수단은 29일 독일에 입국했다. 이튿날인 30일 경기장에서 국민일보와 만난 한왕호는 “월즈가 시작했다는 게 점점 실감 난다. 기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2018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이후 처음”이라면서 “그때와 같은 경기장, 비슷한 숙소 환경이어서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 난다”고 말했다. 이어 “(토너먼트 스테이지가 열리는) 파리, 런던도 다 가봤던 곳이다. 기억을 하나씩 곱씹으면서 점점 높이 올라간다면 재밌겠다”고 덧붙였다.

한왕호를 비롯한 한화생명 선수단은 29일 늦은 밤에 한 차례 비행기 경유를 거쳐서 독일 땅을 밟았다. 이곳 날씨는 한국보다 다소 쌀쌀하다. 그는 “도착한 뒤 7시간을 푹 잔 것 같아 컨디션 관리가 만족스럽다”면서 “다만 날씨가 조금 건조하다. 그 점만 해결한다면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 오는 3일 첫 경기를 치르는 만큼 준비 기간이 길지는 않다. 한왕호는 “늦게 입국해서 그런지 준비 기간이 짧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모두 같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경기를 치르면서 팀이 강해지고 성장하는 게 중요하더라. 그 점을 핵심으로 여기면서 대회를 치르겠다”고 덧붙였다.
LCK 제공

그는 라이엇 게임즈가 지난해부터 스위스 스테이지 방식을 도입한 걸 긍정적으로 여겼다. 작년 월즈에 이어 2번째로 스위스 방식을 소화하는 그는 “더 많은 팀을 만날 수 있다. 매일 조 추첨을 보는 재미도 있다”면서 “이기기만 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방식이고 이게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LCK에선 경험해보지 못한 단판제로 경기를 진행하는 게 스위스 스테이지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한왕호는 “확실히 단판제에 대한 불안함이 있기는 하다”면서 “하지만 그런 것들을 전부 이겨내야 하는 게 월즈라는 대회”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언더도그로 여겨지는 서양권 팀들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왕호는 “올해 스크림은 LCK, LPL 팀들과만 해봤다. 다른 지역팀들의 경쟁력을 아직은 잘 모른다”면서 “늘 느끼지만 월즈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대회다. 그들을 상대로도 방심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 버전인 14.18패치가 미드라인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정글에는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왕호는 “미드 AD 챔피언들과 기민한 발놀림 룬의 너프로 티어 재정리를 해야 한다. 정글러들은 너프를 당한 릴리아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서머 시즌 후반부와 양상이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테랑의 통산 7번째 월즈다. 풍부한 경험 덕분에 그만의 노하우도 쌓였다. 한왕호는 “월즈는 늘 ‘그날의 픽’이 존재한다. 또한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는 메타가 시시각각 바뀐다. 일주일마다, 짧게는 하루마다 바뀌기도 한다. 토너먼트 스테이지에 올라가면 또 바뀐다”면서 “그런 점들을 민감하게 캐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를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