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박스러운 얘기를”… 문제된 라디오 방송 발언들

입력 2024-09-30 19:49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회의. 연합뉴스

라디오 아침 시사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방송 언어들이 자극적이고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3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언어특위)가 4개 라디오 아침 시사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송언어 사용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모두 177개 사례가 지적을 받았다.

조사 대상은 KBS 1라디오 ‘전격시사’, MBC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 SBS러브FM ‘김태현의 정치쇼’, YTN라디오 ‘뉴스 파이팅, 배승희입니다’다.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 방송 언어 실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방송 품위를 저해하는 표현 가운데 ‘비속하거나 과격한 표현’으로 “의사들이 의협 회장의 쫄(졸병)이 아니다” “(영부인 수사와 관련해) 그야말로 정치 사냥이다” “그러니까 몽둥이 들면 다 튈 사람들을 지금 섭외하고 있더라” 등이 지적됐다.

‘편견과 차별을 포함한 표현’으로는 “보수 순혈주의에 포박당해서 사상 검증하려는 일부 영남의 골 때린 사람들” “그리고 머리가 나빠요. (누가요?) 법사위 전반전에, 국민의힘이요” 등이 꼽혔다.

소통을 저해하는 ‘신조어 및 유행어’로 지적된 발언은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총선을 ‘폭망’(폭삭 망하다)했던 주역이었고” “‘어대한’(어차피 대통령은 한동훈)은 어떤 명칭이 아니라 흐름이고 대세예요” “수박(겉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사람)이네, 참 이 수박스러운 얘기를” 등이었다.

언어특위는 “(라디오 아침 시사 프로그램이) 전문가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청취자들에게 전달하기보다는 출연진들의 사담이나 편파적인 의견 개진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등 사유화된 경향이 더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출연자의 생각이나 추측성 의견을 밝힐 때는 본인의 생각임을 드러내야 한다”며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확언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조은서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