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라인 넘었나’…홍콩위성TV 中소셜미디어 차단

입력 2024-09-30 15:33 수정 2024-09-30 15:35
홍콩위성TV 로고. 바이두

수천만 명의 팔로워가 있는 홍콩위성TV(HKS)의 중국 소셜미디어 계정들이 차단됐다. 중국 당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건들을 과감하게 보도해 ‘레드 라인’을 넘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웨이보 더우인 위챗 등 HKS의 중국 내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들이 28일 차단됐다.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고 이 회사 광고부의 한 직원은 “계정 업데이트가 중단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민감한 보도 때문으로 추정했다.

HKS의 공식 더우인 계정에는 자율 규제 협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계정이 차단됐다는 공지가 올라와 있다. 이 계정의 팔로워는 1438만명, ‘좋아요’는 1억6000만개다. 가장 최근 올라온 영상은 음주운전 혐의를 받은 산둥의 한 농촌 관리와 관련된 것이었다.

HKS는 이전에도 항저우 배달 노동자 시위, 테무 입점 상인들의 권리 보호 시위, 후난성 류원졔 재무국장 추락사, 중국인 유학생이 백지시위를 지지하는 동료 유학생을 협박한 사건, 류진 전 중국은행장 자수 등 민감한 사건을 보도했다.

이를 통해 “본토 팔로워가 홍콩보다 더 많다”고 할 정도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지난달 6일 HKS 웨이보 계정에는 “24시간 만에 팔로워가 100만명을 넘었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홍콩위성TV의 더우인 계정. 바이두

중국은 올해 들어 소셜미디어에 대한 통제를 더 강화했다. 중국의 대표적 관변 논객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도 당의 뜻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소셜미디어 계정을 차단당했다.

HKS는 2008년 홍콩에서 설립돼 2020년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설립자이자 회장인 가오훙싱은 중국 저장성 출신의 공산당원으로 산터우상업은행 재건을 주도하는 등 금융업계의 거물이다. HKS의 공식 웹사이트는 광둥성 공안부에 등록돼 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