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명의 팔로워가 있는 홍콩위성TV(HKS)의 중국 소셜미디어 계정들이 차단됐다. 중국 당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건들을 과감하게 보도해 ‘레드 라인’을 넘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웨이보 더우인 위챗 등 HKS의 중국 내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들이 28일 차단됐다.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고 이 회사 광고부의 한 직원은 “계정 업데이트가 중단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민감한 보도 때문으로 추정했다.
HKS의 공식 더우인 계정에는 자율 규제 협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계정이 차단됐다는 공지가 올라와 있다. 이 계정의 팔로워는 1438만명, ‘좋아요’는 1억6000만개다. 가장 최근 올라온 영상은 음주운전 혐의를 받은 산둥의 한 농촌 관리와 관련된 것이었다.
HKS는 이전에도 항저우 배달 노동자 시위, 테무 입점 상인들의 권리 보호 시위, 후난성 류원졔 재무국장 추락사, 중국인 유학생이 백지시위를 지지하는 동료 유학생을 협박한 사건, 류진 전 중국은행장 자수 등 민감한 사건을 보도했다.
이를 통해 “본토 팔로워가 홍콩보다 더 많다”고 할 정도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지난달 6일 HKS 웨이보 계정에는 “24시간 만에 팔로워가 100만명을 넘었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중국은 올해 들어 소셜미디어에 대한 통제를 더 강화했다. 중국의 대표적 관변 논객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도 당의 뜻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소셜미디어 계정을 차단당했다.
HKS는 2008년 홍콩에서 설립돼 2020년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설립자이자 회장인 가오훙싱은 중국 저장성 출신의 공산당원으로 산터우상업은행 재건을 주도하는 등 금융업계의 거물이다. HKS의 공식 웹사이트는 광둥성 공안부에 등록돼 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