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경찰과 협력… ‘이용자 ID·전화번호’ 넘길 듯

입력 2024-09-30 11:01 수정 2024-09-30 13:32
국민일보 자료 사진

딥페이크(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이미지 합성) 음란물의 온상이 된 러시아 메신저 텔레그램이 한국 경찰과 협력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삭제 요청도 즉시 따르겠다고 30일 약속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이날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7일 첫 대면 실무협의에서 텔레그램 측이 ‘딥페이크 음란물 등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한국 상황을 깊이 이해한다’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은 딥페이크 음란물 외에도 성매매, 마약, 도박 등 불법 정보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불법성을 판단하는 데 전속 권한을 가진 방심위 요청 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조치할 예정이다. 또 실무 협력을 위해 한국 경찰·방송통신위원회와도 적극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텔레그램은 기존에 구축된 핫라인 외에 방심위 전담 직원과 상시로 연락할 수 있는 추가 핫라인을 개설하고 실무자 협의도 정례화하기로 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방심위는 지난 28일까지 이어진 두 차례 회의에서 한국 사용자들이 텔레그램을 더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방심위는 앞으로 텔레그램 내 불법 자료·정보들이 더 신속하게 차단, 삭제될 것으로 기대했다.

류 위원장은 “폐쇄적인 딥페이크 음란물 특성상 텔레그램과 핫라인을 확보하는 것은 10대 종합대책 중 핵심 과제였다. 앞으로도 해외 플랫폼 사업자들이 국내법을 준수하고 사회적 책무를 이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동수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국장은 지난 3일 텔레그램과 핫라인을 개설한 뒤 지난 25일까지 총 148건을 삭제 요청했고 100% 이행됐다고 밝혔다. 삭제까지 가장 오래 걸린 시간은 36시간이며 보통 이보다 빨리 조치된다는 설명이다.

텔레그램이 한국 경찰과도 협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 국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범죄에 연루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아이디와 전화번호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심위도 경찰과 공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인지와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