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출생아 늘었으나 산후조리원 적고 비싸…공공시설은 한 곳도 없어

입력 2024-09-30 10:59

광주지역 출생아와 혼인 건수는 늘었으나 산후조리원은 소수에 불과하고 비용은 상대적으로 비싸 ‘출산장려’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구소멸을 막기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광주시와 통계청 ‘월간 인구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출생아 수는 56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502명에 비해 62명 늘었다. 하루 평균 2명꼴에 불과하지만 지속하는 인구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고무적이다.

광주지역 지난해 총 출생아는 6172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364명보다 아직 저조한 수준이다.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7318명, 2021년 7956명, 2022년 7446명에 머물렀던 출생아는 지난해부터 8000명대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 7월 출생아 수는 같은 달 기준 2만 601명으로 2012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았다.

출산의 전제 조건인 결혼 건수 역시 7월 한 달간 500건으로 작년 동월 351건보다 42.4% 증가했다.

하지만 광주에는 공공산후조리원이 한 곳도 없는 데다 소수 민간시설은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비싸 산후조리 여건이 가장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산후조리원은 민간 436곳, 공공 20곳 등 456곳으로 조사됐다. 이 중 광주에는 민간시설만 7곳이 운영돼 6대 광역시 중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산후조리원은 현재 부산과 인천이 각 22곳, 대구 20곳, 대전 9곳에서 운영 중이다. 8월 말 기준 인구가 67만 1500여 명으로 광주 141만 1200여 명의 절반이 되지 않는 제주에도 광주와 동일한 7곳의 산후조리원이 문을 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평균 이용 가격은 전국 최고 수준에 달해 출산을 염두에 둔 신혼부부 등의 부담을 가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광주지역 산후조리원 평균 가격은 370만 원으로 부산 278만 원, 경남 272만 원에 비해 무려 100만 원 가까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민간시설보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산후조리를 할 수 있는 공공산후조리원이 광주에는 한 곳도 없다.

산후조리 비용을 덜어주고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광주시의 정책적 노력도 부족하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는 내년 1월부터 공공산후조리원 ‘품애(愛)가득’ 기본이용료의 90%를 감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년 이상 거주 해당 주민들은 25만원에 산후조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분만시설을 갖춘 광주지역 산부인과 역시 10곳에 불과해 인구 10만 명당 1곳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지상 8층 규모로 2006년 개원한 이후 광주에서 가장 큰 산부인과로 꼽혀온 운암동 문화여성병원은 지난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출산을 늘리려면 자녀를 낳고 키우는 데 필요한 비용과 부담을 줄여주는 지자체의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며 “출산·양육 지원금·육아휴직 확대와 더불어 공공산후조리시설 건립도 서둘러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