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집행 이사회가 최근 이스라엘군(IDF)의 표적 공습으로 사망한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후임으로 하심 사피에딘(60)을 30일(현지시간) 임명했다. 미국이 국제 테러리스트(SDGT)로 규정한 인물이자 이란의 국민 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의 사돈이다.
이란 인터내셔널과 러시아 타스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나스랄라의 사촌인 사피에딘은 헤즈볼라가 창설될 때부터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이스라엘과 미국, 역내 비우호적 국가에 대한 적대 행위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헤즈볼라 집행 이사회 이사장과 헤즈볼라의 군사작전을 기획하는 조직 ‘지하드 평의회’ 의장도 맡고 있다. 헤즈볼라 2인자로 관측돼 왔다. 사피에딘은 지난 27일 나스랄라가 사망한 현장에 함께 있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
사피에딘은 반이스라엘, 반미를 기치로 내걸고 헤즈볼라를 군사 지원하는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 이란 지도부와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피에딘 가문에는 저명한 시아파 신학자가 다수 있는 데다 그의 형제인 압둘라는 이란 주재 헤즈볼라 대표를 맡고 있다.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피에딘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스랄라의 후계자로 내정된 상태였다.
미 정부는 사피에딘은 특별지정 SDGT 명단에 올려 자산동결 등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란의 역내 맞수인 이슬람 수비파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도 사피에딘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한 상태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