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도로뿐 아니라 해상에서도 자율주행을 개발하려는 시도들이 스타트업에서 등장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무인·자율운행 선박 개발 스타트업 하복AI가 최근 1100만 달러(약 144억원)를 투자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29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미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 본사를 둔 하복AI는 AI(인공지능)로 운영할 수 있는 무인수상선박(USV)를 개발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의 USV는 상업용뿐 아니라 군사·방위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하복AI는 이 USV에 한 명의 운영자가 수천개의 자율선박을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들어갔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선박 자율주행에도 4가지 단계가 있다. 1~2단계는 사람이 배에 승선해 있어야 한다. 3단계는 선박 밖에서 필요에 따라 인간이 조종할 수 있다. 4단계는 선박과 선박 이외 모든 장소에서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운항이 가능하다.
한국에서도 이 4단계 해상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씨드로닉스’는 AI를 활용해 스마트 항만 시스템과 선박 운항 보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선박 주위, 주변 상황을 영상과 AI가 탑재된 센서로 360도 방향에서 찍는다. AI는 실시간으로 상황을 분석해 조타실에 있는 선장과 선원에게 상황을 보고한다.
씨드로닉스는 최근 ‘AI 어라운드 뷰 시스템’을 국내 첫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에 납품했다. 이 설치선은 1만4000t급 대형 특수선으로, 바다 위에서 해상 풍력 터빈을 인양·운반·설치하는데 특화돼 있다. 씨드로닉스의 ‘AI 운항 지원 감시 시스템’은 일반 상선뿐 아니라, 국가 어업지도선, 예인선, 설치선(WTIV), 자율운항 연구선 등에도 설치돼 운영 중이다.
씨드로닉스는 해양 환경에 특화된 객체를 인식하기 위한 AI 백서도 발행했다. 해양 환경은 AI가 데이터를 학습하기엔 악조건이다. 빛 반사, 간섭, 기상 조건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씨드로닉스 관계자는 그동안 학습한 데이터로 만든 AI 모델 ‘바다’가 그동안 불모지였던 해양 AI 산업 생태계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