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 시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물은 수경재배한 ‘딸기’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 0.1㏊당 1500만원 가까운 순수익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설에서 재배하는 가지나 토마토도 1000만원 이상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작물로 꼽혔다. 반면 밀의 경우 0.1㏊당 13만원 정도 밖에 벌지 못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심어도 별반 돈이 되지 않는 특성 상 국산 밀 생산이 줄고 자급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한 51개 품목의 농산물에 대한 소득 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각 품목별로 0.1㏊당 총수입을 산출한 뒤 경영비용을 제외해 순소득 규모를 파악했다.
가장 농가 수익이 많은 품목으로는 물에서 재배하는 수경재배 방식의 딸기가 이름을 올렸다. 0.1㏊당 1466만9000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설에서 재배한 가지(1305만8000원)와 장미(1284만1000원), 그리고 수경재배한 토마토(1214만7000원)가 뒤를 이었다. 딸기의 경우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밭에서 재배해도 0.1㏊당 1150만3000원을 벌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0.1㏊당 소득이 1000만원을 넘는 품목은 전체의 15.7%인 8개 품목에 달했다.
고수익 품목 대다수가 스마트팜에서 주로 쓰이는 수경재배 품목이거나 시설재배 품목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같은 작물이라도 생산 방식에 따라 수익이 올라간다는 점도 파악됐다. 시설 재배 포도의 경우 0.1㏊당 910만4000원을 벌 수 있는 반면 노지에서 재배한 포도는 642만8000원을 버는 데 그쳤다. 수익성이 3분의 1정도 감소하는 셈이다.
이에 반해 6개 품목은 0.1㏊당 소득이 100만원에도 못 미치는 품목으로 분류됐다. 노지에서 재배하는 참깨(99만9000원) 노지양배추(97만2000원) 들깨(72만원) 등은 수익이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식량작물인 보리나 밀의 수익성은 이보다도 더 떨어졌다. 0.1㏊당 소득이 최하위인 품목으로는 밀(13만1000원)이 꼽혔다. 수경재배 딸기의 100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농식품부가 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추진 중인 ‘국산 밀 산업 육성 시행계획’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밀 산업 육성에 지난해 403억원, 올해는 500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벌어들이는 수익이 낮으면 농민들이 재배를 꺼릴 수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봄철 저온과 여름철 강우로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밀 소득이 전년 대비 31.7%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금값이 된 노지 가을 배추의 지난해 소득 성적표는 0.1㏊당 151만2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포기당 가격이 1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은 만큼 내년 조사 때는 단위 면적당 소득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