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일본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이 동료 의원들로부터 추천인 수에도 못 미치는 표를 얻으며 망신을 당했다. 출마 당시 그를 추천했던 20명 중 5분의 1인 4명이 사실상 배신했다.
자민당이 유튜브로 생중계한 총재 선거 영상을 보면 가토 전 장관은 27일 오후 도쿄 당사에서 진행한 1차 투표에서 의원 16표, 당원 6표 등 모두 22표를 얻는 데 그쳐 후보 9명 중 꼴찌를 기록했다.
그가 출마할 때 추천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20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5명 중 1명인 4명이 이날 투표장에서는 정작 다른 의원을 찍었다는 얘기다. 투표는 무기명이라 누가 가토 의원을 ‘배신’했는지는 알 수 없다.
개표 당시 “가토 가쓰노부, 16표”라고 결과를 읽어내려가자 가토 후보는 고개를 숙인 채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고 데일리스포츠는 전했다.
이 매체는 “무기명 투표였던 만큼 소문으로만 떠돌던 ‘추천인의 배신’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이날 1차 투표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이 의원 72표, 당원 109표로 가장 많은 181표를 얻었다. 이어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의원 46표, 당원 108표로 모두 154표를 확보했다. 이때는 다카이치가 27표 앞섰지만 1, 2위가 맞붙은 결선 투표에서는 이시바가 215표로 21표 앞서며 총재에 당선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 신지로 전 환경상은 1차 투표에서 136표를 얻으며 3위에 그쳤다. 의원 투표에서 75표로 9명 후보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당원 표가 61표에 머문 탓에 1, 2위 후보와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