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구원 산하 연구센터에서 5억원대 횡령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그런데 보조금 횡령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비슷한 시기 대출사기 피해를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횡령금 상당 부분이 대출 사기범에게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제주연구원 산하 연구센터로부터 보조금 횡령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고발장이 접수됐다.
회계 업무를 맡던 30대 A씨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30여차례에 걸쳐 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연구센터 측은 금융기관으로부터 ‘고액의 보조금이 인출됐다’는 연락을 받고 내부 조사를 진행해 횡령 사실을 인지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횡령액은 5억원 가량이다. 횡령 금액은 전액 환수됐다. 경찰은 A씨를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한편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비슷한 시기 4억 8000만원의 대출사기 피해를 당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가족이 지난 22일 전화 대출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신고했으며, 경찰은 이틀 만에 20대 남성을 경기도에서 체포했다.
돈을 가로챈 남성은 자신을 신용보증재단 직원이라고 속여 A씨에게 대출을 해주겠다고 접근한 뒤, 보증금을 보내주면 다른 신청자보다 빨리 대출해 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챘다.
A씨가 남성에게 보낸 돈은 1년 동안 200여 차례에 걸쳐 4억 8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실제 대출받은 돈은 없었다.
A씨는 보조금 횡령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빼돌린 돈을 대출을 받는 데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대출사기 금액 대부분이 보조금 횡령액으로 확인됐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