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골프에 ‘키다리 아저씨’ 같은 대회가 있다.
27일 강원도 원주시 센추리21CC(파72·6506야드)에서 열전 사흘간의 막을 내린 제17회 KB금융그룹배 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다. 대한골프협회(KGA)가 주관으로 열리는 이 대회는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이 한국여자골프 발전에 기여하고자 2007년에 첫 대회를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 19 펜데믹으로 2020년 대회를 제외하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리고 있다.
국가대표 여자팀 공식 후원사이기도 한 KB금융그룹은 대회를 개최 이후 주니어 육성 기부금 3억 원을 대한골프협회에 매년 지원하고 있다. 이 기금은 국내 골프 꿈나무 발굴과 육성을 위해 사용된다. 올해도 시상식장에서 기부금이 KGA에 전달됐다.
이 대회는 KGA랭킹에 의해 108명이 출전, 54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2라운드 결과 66명을 걸러낸 뒤 대회 최종일인 3라운드에서 42명이 열띤 경쟁을 펼쳐 최종 우승자를 가렸다.
KB금융그룹배 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는 여자 주니어 선수들 사이에서는 가장 출전하고 싶은 대회 중 하나다. 출전 자체가 국내 정상급 주니어 선수라는 보증수표인데다 대회 기간 주최측이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 식사 등 일체를 지원해 주는 등 아마추어 선수 최고의 예우를 받기 때문이다.
대회 우승자에게는 국가대표 포인트(400점)와 함께 장학금 200만 원, 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내년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출전권이 주어진다. 2위에게는 150만 원, 3위 100만 원, 4위 70만 원, 5위에게는 50만 원의 장학금이 각각 주어지는 것도 주니어 선수들이 출전하고 싶어하는 이유다.
뿐만 아니다. 이 대회 우승은 곧 한국 여자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로 나아가는 관문이라는 점 때문이다. 원년 챔프 유소연을 비롯해 양수진, 김효주, 백규정, 고진영, 지한솔, 이소미, 이예원, 이정현, 유현조 등 이 대회 역대 우승자의 면면으로 대회 위상이 충분히 가늠되고 남는다.
KB금융그룹은 국내 남여 프로 골프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KLPGA투어는 2006년에 출범한 KB국민은행 스타투어 4개 대회(1차~4차대회)를 2007년 5개 대회, 2008년 4개 대회 등 3년간 13개 대회를 개최했다. KB국민은행 스타투어는 2009년 3개 대회로 축소됐다가 2009년 부터 K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으로 승격돼 열리고 있다.
남자 골프의 발전을 위해서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KPGA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2018년 부터 시작해 올해로 7회째 대회를 마친 이 대회는 2021년 대회 부터 국내 최초로 ‘캐디 지원 프로그램’ 실시해 화제가 됐다. 대회 기간 KB금융그룹의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착용한 캐디에게 50만 원의 후원금을 지원한 것. 아쉽게 컷 탈락한 선수에게도 1인당 30만 원의 ‘컷탈락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원주=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