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단 “여성 리더십 강화에 동의” “몰몬교는 이단”

입력 2024-09-26 16:22
예장통합 총대들이 26일 경남 창원 양곡교회에서 제109회 총회 회무에 참여하고 있다. 창원=김동규 기자


주요 장로교단들이 여성 리더십 강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김종혁 목사)은 교단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 강도권을 부여했으며 올해 여성 안수 30주년을 맞은 예장통합(총회장 김영걸 목사)은 여성 총대 할당제 제도화를 연구한다.

예장합동 여성 강도권 통과 ‘감격’
예장합동은 26일 울산 우정교회(예동열 목사)에서 열린 제109회 총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여성 강도권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예장합동 여성 사역자들은 강도사고시에 응시해 강도사로 인허를 받고 담임 목회자를 도와 사역할 수 있게 됐다. 여성 사역자들을 위한 장기적 처우 개선 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상설위원회도 가동된다. 하루 전 ‘여성 사역자의 정년과 예우를 남성 강도사나 부목사 정년(만 70세)과 동일한 수준으로 향상한다’고 의결한 것에 이어 한 걸음 더 개선된 셈이다. 헌법수정위원회 연구와 헌법 개정, 노회의 승인을 얻는 후속 조치는 필요하다.

여성 사역자들은 “드디어 바위가 움직였다”며 반색했다. 이주연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 회장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여성 강도권이 허락되는 순간 현장에 계신 총대들의 환호성을 들으면서 가슴이 벅찼다”며 “여성 안수까지 허용될 수 있도록 총회가 더 나아가 달라”고 요청했다.

예장통합은 7년 전 총회에서 여성 총대 할당제를 결의했으나 이후 ‘권고사항’이라는 해석을 내려 여성 총대가 없는 노회가 많다. 이에 예장통합은 경남 창원 양곡교회(장형록 목사)에서 열린 제109회 총회에서 ‘총대를 10인 이상 파송하는 노회는 여성 총대 1인 이상을 파송’하는 내용을 헌법에 추가하는 안을 헌법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교회 내 여성 장로 할당제 시행도 헌법위원회로 넘어갔다. 또 여성 리더십 확립과 활성화, 사역 확장을 위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제도적 방안을 연구하기로 했다.

유영권(왼쪽) 예장합신 이대위원장이 이날 총회에서 몰몬교 연구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정선=임보혁 기자


예장합신 몰몬교 이단 규정
예장합신(총회장 박병선 목사)은 강원도 정선 하이원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제109회 총회에서 과거 ‘참여 금지’로 결의했던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또 한국 몰몬교 측이 요청해 온 이단 규정 철회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몰몬교가 반성경적인 가르침으로 정통 기독교의 가르침을 훼손한다고 봤다.

예장합신 이대위에 따르면 몰몬교 측은 2022년 한국교회가 내린 이단 규정이 “몰몬교에 대한 바른 지식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단 해제 신청서를 보냈다. 한국교회 이단 규정을 전면 반박한 셈이다.

예장합신 이대위는 지난 1년 간 몰몬교 측의 주장을 연구한 결과 철회 신청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로 “몰몬교의 주요 서적과 경전으로 믿는 책들의 신학 내용 등을 살펴 본 결과 심각한 오역과 왜곡으로 성경의 가르침을 훼손하고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북 부안군 소노벨 변산에서 제109회 총회를 열고 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박상규 목사)는 ‘교육사 제도 신설 건’을 보류하고 연구 기간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교육사는 평신도 교회교육전문가 양성을 위한 제도로 총대들은 교육사 제도가 신설될 경우 교단 직분 제도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내놨다.

목사 정년 연장은 부결
이날 예장합동에서 정년 연장 안이 다뤄졌으나 격론 끝에 부결됐다. 찬성 측 총대들은 “농어촌 및 도시 지역 미자립교회의 현실적 어려움, 정년을 넘긴 목회자들의 교단 탈퇴 등 시대적 상황에 따라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반대 측 총대들은 “교회가 역동적으로 사역하려면 젊어져야 한다. 총회가 지침과 방향성을 정확하게 결정하지 않고 노회와 교회에 결정을 미루면 전국교회가 분쟁의 화약고가 될 것”이라고 맞섰다.

총대들의 의견을 묻는 거수 투표에서 반대가 찬성을 압도하며 결국 예장합동은 현행 만 70세로 정년을 유지하게 됐다.

창원·정선=박용미 임보혁 최기영 유경진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