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말씀의 본질로 돌아가는 개혁 추구할 것”

입력 2024-09-26 14:40
박병선(오른쪽) 예장합신 신임 총회장이 지난 24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제109회 예장합신 총회 총회장 이임식에서 변세권 직전 총회장으로부터 성경책과 의사봉을 건네받고 있다. 예장합신 제공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신 제109회 총회장으로 지난 24일 선출된 박병선(66) 인천 동부교회 목사가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이라는 총회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성경 말씀의 본질로 돌아가는 개혁주의 신학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박 신임 총회장을 26일 2박 3일간의 총회를 마친 강원도 정선 하이원팰리스호텔에서 만났다. 박 총회장으로부터 1년의 임기에 임하는 포부와 예장합신이 한국교회와 사회에 하려는 역할 등에 관해 들었다.

-지난 1년간 부총회장으로 섬기며 마주한 예장합신의 강점과 단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박 총회장=지난 43년 동안 우리 합신 교단은 선교, 교육, 목회, 탈북자 사역, 호스피스와 이단 대책 사역과 동성애 대책 사역 등 각 분야에서 훌륭한 지도자들을 배출해 생명력 있는 영적인 기류를 형성하고, 선한 영향력을 한국 교단과 이 사회 속에 지속해서 끼쳐온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단이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합신이 성경에서 말하는 개혁주의 신학을 지향하며 개혁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합신 교단의 이념인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을 실현하는 합신 교회들이 영적으로 혼탁하고 어렵고 어두운 시대 속에서도 흔들리거나 악한 영에 미혹되지 않고 바른 신학 안에서 견고하게 세워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무엇보다 감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선교 현장에서 많은 선교사님이 귀국하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합신 교단은 주님이 주신 지상 명령을 따라 세계선교에 힘쓰고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다른 큰 교단과 비교해 교회 수가 많지 않은데도 합신총회세계선교회 소속 45개국 201가정 392명의 선교사가 해외에 나가 각 나라 족속에게 생명의 복음을 힘 있게 전하며 주님의 제자들을 세워가고 있다.
단점이라고 하면 총회 운영과 관련된 재정적 행정적인 지원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총회 운영을 위한 전국 교회의 재정적인 뒷받침이 더욱 힘 있게 지원이 된다면 총회 사역을 감당하는데 여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예장합신의 현재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박 총회장=코로나 이후 목회 현장이 많이 변했다. 주님의 말씀대로 모이기에 힘쓰기보다 개인적으로 예배드리고 무교회주의로 변화된 성도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성도들이 대면 예배자리로 다 함께 나오고 함께 모여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역할을 감당하며 한마음과 한 뜻으로 연합할 수 있을지가 우리의 과제이다. 나 홀로 신앙생활을 하려는 성도들을 위한 대책이 세워져서 저들이 주님의 몸 된 교회로 돌아오도록 주님의 지혜를 구하고 개인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에 맞는 목회 전략이 세워지도록 총회 차원에서 마음을 모으고 이 일을 위해 함께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고 연구하며 힘을 써야 한다.
또 10년 앞을 내다보면 교단적으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를 통한 목회자 수급도 큰 과제이다. 목회자 수급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확보되도록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와의 협력과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또한, 신학생들의 정상적인 수급을 위해 합신의 전국 교회가 이제는 앞장서서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다른 교회에서가 아니라 바로 우리 교회에서 신학생을 세우고 이들을 지지하고 후원하자는 기도운동을 펼쳐가며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때이다.
주도적으로 교단 교류와 연합 운동에 힘을 쓰고, 개척교회와 농어촌 교회들의 열악한 목회 현실과 재정적인 상황을 어떻게 지원하며 도울 수 있을지 그리고 전국교회가 이 일에 어떻게 협력해서 함께 짐을 나눠서 질지에 대한 총회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임기 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사역이 있다면
△박 총회장=반기독교적 사회 분위기나 시대의 사상 등 교회에 문제를 가져오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원리는 사도행전 6장에서 교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도들이 해결했던 방식이어야 한다. 사도들이 우리는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힘쓰리라’ 한 것처럼 목회자가 목회의 본질을 다시 붙잡고 주님께로 돌아가고 주님께 집중하는 것이다. 구약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도 외세의 침략이나 내부의 갈등 등 많은 문제가 있을 때마다 지도자들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로 돌아가고 하나님께 순종했고, 그럴 때 그 모든 문제는 하나님이 친히 놀라운 방법과 역사로 해결해주셨다.
주님께로 돌아가고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 이 오늘날 교회가 처한 모든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하는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부활하신 우리 주님께서 베드로와 제자들을 찾아오셔서 꼭 하고 싶으셨던 말씀이 “내 양을 먹이고 치라”고 하신 ‘목양’이다. 따라서 교단 목사님들과 함께 교회의 위기를 다른 데서 해결책을 찾지 않고, ‘목양 일념’으로 임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미래 세대를 위해 30·40세대 성도들을 대상으로 한 목회 전략을 마련해 노령화하는 교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30·40세대의 자녀들인 주일학교의 부흥을 함께 이뤄가는 데 힘을 쓰려고 한다.

-취임사에서 강조하신 예장합신의 가치와 개혁 정신은 현재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보시는지
△박 총회장=합신은 성경에서 말하는 개혁주의 신학을 지향하며 개혁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다. 합신의 개혁 정신은 또 다른 어떤 새로운 것을 추구하거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신학과 신앙의 잘못되고 변질한 것이 있다면 다시 말씀의 본질로 돌아가고 하나님의 뜻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말씀을 중심으로 한 개혁주의 신학의 바탕 위에 세워진 합신 교단의 3대 이념인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은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가장 기뻐하시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바른 신학 없이는 바른 교회가 세워질 수 없고, 성도들의 바른 생활이 불가능하므로 바른 신학의 바탕 위에 교회가 세워지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절대 무오’한 진리의 말씀인 성경 말씀으로 성도들의 바른 생활이 이뤄져야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게 되고, 다시 한번 교회의 부흥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합신의 3대 이념인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이 오늘날 이 땅을 향하신 하나님의 간절한 바람이기에, 이 이념을 확산시켜 한국 교계의 예인선과 같은 역할을 감당하고 싶다.

-교계 연합체인 한국교회총연합의 일원으로서 한국교회 공동의 사역과 목표를 위해 어떠한 연합과 협력을 추진해 나가려 하시는지
△박 총회장=한국 교회 공동의 사역과 목표는 지금의 마지막 시대에 주님이 주신 지상명령 성취인 복음 전파와 영혼 구원이라고 믿는다. 복음을 세상 가운데 적극적으로 전하는 일은 기본일 뿐만 아니라 이 일을 이루기 위해 반기독교적이며 하나님을 대적하는 현대사회의 사람들에게 ‘한국 교회와 성도들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그것을 사회적으로 확산시켜 가는 일에 힘을 함께 모을 수 있기를 소원한다. 복음 안에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좋고 행복한 것인지 다양한 사례와 간증들을 찾아 소개하고, 프로젝트를 만들어 여론화하는 일에 힘을 쓰면 오늘날 사회적으로 악화한 교회의 이미지와 성도들의 위상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줘서 사람들이 복음을 훨씬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나아가 복음의 가치인 화해와 사랑과 섬김과 치유를 사회적으로 확장해가는 선한 사업들을 벌여 나가면 복음의 빛으로 이 사회를 밝히게 되고, 그 빛을 보고 주님께로 나아오는 사람들로 인해 영혼 구원의 열매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먼저 교회의 각 절기가 우리만의 감사와 축제 자리가 되지 않도록 우리 자신을 내어놓고 하나님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심령이 가난한 이웃들을 초청해서 복음을 함께 나누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절기가 되도록 많은 교회가 이 일에 동참하도록 힘을 써야 한다.
박 신임 총회장 사진. 예장합신 제공

-현재 시무 중이신 인천 동부교회 사역에 대해
△박 총회장=우리 교회는 주님이 성도들에게 친히 말씀하시고, 그 말씀을 성도들이 들을 수 있도록 성경을 권별로 정해서 강해 설교한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늘 주님께로 돌이키는 개혁주의 성도들을 세워 가는 데 힘을 쓰고 있다.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을 지속해서 가르치며 영적으로 혼탁한 이 시대에 분명한 신앙고백을 하는 성도들로 세워서 미혹하는 악한 영들과 이단으로부터 성도들을 보호하고 지키며 영적인 싸움을 힘 있게 싸워 승리하도록 도와준다. 또 세상을 이기신 주님의 말씀을 매일 듣고 그 말씀 안에서 행하도록 맥체인성경 읽기 운동을 지속해서 펼쳐가고 기도와 전도 생활에 힘쓰도록 하고 있다.
또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토요일이면 교회 내 전도팀이 지역 주민들에게 지속해서 복음을 전하며 온 성도가 천하보다 귀한 영혼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일에 힘을 모으며 적극적으로 전도하고 있다.

-평소 갖고 계신 목회 철학과 소명을 듣고 싶다
△박 총회장=부활하신 예수님이 물고기를 잡는 베드로와 제자들을 찾아오셔서 부탁하신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고 하신 ‘목양’의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기고 사역하고 있다. 예수님의 생명 값을 치르고 사신 천하보다 귀한 예수님의 소중한 양은 주님의 말씀과 사랑의 젖줄로만 먹여서 양육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저 자신이 성도들을 말씀으로 먹이고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먼저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과 깊은 사랑의 만남을 가지려 한다. 또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의 사랑에 제 마음을 물들여 주시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주님을 바라보고 의지하고 있다. 목양하는 일을 맡아서 주님이 주신 말씀과 주님께 받은 사랑으로 성도들을 먹이고 사랑하며 기도하는 일에 힘을 쓰면 우리 주님께서 친히 건강한 교회 부흥하는 교회를 세워가질 줄 믿는다.

-기독교를 향한 부정적인 인식이 점점 만연해지고 악화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를 지혜롭게 대처해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와 국민에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박 총회장=믿는 우리가 전도하며 하나님께 나아오고 교회에 오라고 세상 사람들에게 말만 하지 말고, 우리가 먼저 그들에게 나아가 다가가서 따뜻한 주님의 사랑으로 저들의 추운 마음을 품어 녹여주고 차갑고 연약한 손을 먼저 잡아 힘이 되어 줄 때 복음을 향한 저들의 마음 문이 열리게 될 줄 믿는다.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대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하고 착한 일들을 저들 가운데서 펼쳐가면서 하나님의 사랑이 사람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회마다, 성도마다 자신이 속해있는 지역사회와 이웃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실천하는 일에 힘을 쓰면 우리가 속한 지역사회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물들고 그 사랑이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서 복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복음의 열매를 맺게 하실 줄 믿는다.
예를 들면 교회에서 하는 바자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온전한 섬김의 바자가 되게 해서 지역 주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동네잔치가 되게 하면 교회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좋은 인상을 줘서 교회 마당을 부담 없이 드나들고 교회에 대해서 마음을 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든 요즘, 한국교회가 다시금 질적인 부흥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어떤 준비를 해나가야 할까.
△박 총회장=오늘날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 어려워진 목회 현실과 교회를 바라보며 마치 교회의 위기를 만난 것처럼 생각하고 말한다. 하지만 복음이 위기인 적은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복음이신 우리 예수님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시고, 역사를 주관하시며, 사람들의 마음을 주장하시는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분이다. 이런 주님의 몸이 교회이기에 자신의 생명처럼 아끼시고 사랑하는 교회가 건강하고 질적으로 부흥되기를 우리 주님은 간절히 원하시며 능력으로 역사하시기를 기뻐하신다.
교회의 머리 되신 주님이 몸 된 교회에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데 필요한 단 한 가지 조건은 바로 순종이다. 머리가 지시하는 대로 순종하지 않는 몸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서 힘을 쓸 수 없는 병든 몸이듯이 머리 되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교회와 성도는 주님이 베풀어주시는 은혜와 능력을 누리지 못하여 질적인 부흥을 이루어 갈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의 머리 되신 주님께 우리가 순종하고 우리 자신을 내어드리면 주님은 자신의 몸 된 교회를 친히 힘 있게 세워가시는 능력의 주님이시다.
질적인 부흥과 참된 부흥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주님께로 우리의 심령과 삶이 돌아가는 ‘회개’를 통해 이뤄질 것이며, 한국교회의 부흥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선=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