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김종혁 목사)에 여성 강도사의 길이 열렸다. 20여년간 강도권을 요청해 온 여성 사역자들은 “드디어 바위가 움직였다”며 반색했다.
“여성사역자에게 강도권을 허락하고 그 후속조치는 TFT 보고대로 함이 가한 줄 아오며.”
예장합동 제109회 정기총회 넷째 날 26일 울산 우정교회. 총회 정치부 서기 김재철 목사가 노회 헌의안과 여성사역자특별위원회TFT(TFT·위원장 류명렬 목사) 보고서를 종합한 안을 내놓았다. 예장합동은 25일 TFT의 ‘여성 사역자 처우 개선안’을 받아들였으나 격론 끝에 ‘여성 사역자의 강도권 및 강도사 고시 허락과 관련한 헌법 개정’ 청원 건은 총회 정치부 보고에서 다루기로 했다.
“허락이 훨씬 많지요? 허락하겠습니다.”
김종혁 총회장은 총회 대의원에게 찬반을 물었고, 총회 대의원(총대)들은 정치부 보고에 압도적인 지지를 표했다. 김 총회장이 가결의 의미로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리자 총대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여성 강도권이 가결됐으나 올해부터 여성 강도사 고시가 시행되는 건 아니다. 정치부 보고대로 후속조치가 남아 있다. TFT가 이번 총회에 제안한 ‘노회의 지도 아래 강도와 교회의 유익을 위하여 다양한 사역으로 봉사할 수 있는 여강도사와 1개년 이상 노회의 지도 아래 수양한 후 목사 고시에 응시할 수 있는 남강도사’라는 내용으로 총회 헌법이 개정된 뒤 여성 강도권이 시행될 예정이다. 헌법 개정 청원안은 총회 헌법위원회 연구와 노회의 허락을 구하는 ‘수의 과정’을 거친 뒤 추후 회기에 최종 공표된다.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회장 이주연 전도사)는 TFT와 총회에 감사를 전했다. 이주연 전도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정기총회 첫날 우정교회 앞에서 여성 강도권 피케팅을 했고 총회 기간 내내 생중계를 지켜봤다”며 “21년간 여성 안수 피케팅을 했는데 오늘 비로소 총회가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성 강도권이 허락되는 순간 현장에 계신 총대님들의 환호성을 들으면서 굉장히 벅찼다. 어제도 처음 뵙는 분들이 마이크를 잡고 여성 강도권 찬성에 목소리를 내주셨는데 숨어 있는 지지자들이 많이 계신 듯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면서도 “여성 강도권에 만족하진 않는다. 여성 안수까지 허용될 수 있도록 총회가 더 나아가 달라”고 요청했다.
글·사진=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