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급 자재를 납품하는 업체 관계자에게 휴가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 전남 여수시청 공무원이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4단독 박병규 판사는 26일 뇌물요구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4개월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는 유죄가 인정되지만 정상을 참작해 형을 선고하지 않는 제도로 2년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처벌을 면제받을 수 있다.
A씨는 지난해 9월 관급자재 공급 업체 관계자에게 휴가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관련법상 공무원이 금품을 요구한 경우 실제로 받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뇌물죄나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전화해 뇌물을 요구한 점은 공무원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상대 업체는 이 사건으로 여수시를 상대로 한 사업 수행이 어려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뇌물 수수를 하지 못한 점, 자백하고 있는 점, 벌금형 외에는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