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객이 늘어나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앞다퉈 부산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늘리고 있다. 특히 엔데믹으로 국내 여행객의 수요가 인천공항에 많이 몰렸다. LCC들은 인천공항 슬롯(항공기 이착륙 횟수) 부족으로 지역 발 공항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김해 공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증편하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인천공항에서 뜨고 내린 비행기는 올해 1~8월 27만2401편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7만1178편을 넘어선 역대 최대 운항 횟수다. 2019년 6166만명과 비교하면 약 95%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다. 국제선 여객 수로 보면 인천공항이 전체 국제선 여객 수의 79.2%를 차지하는 4628만명이었다. 이 기간 국제선 전체 여객은 5841만명이다.
이렇듯 인천공항에 국제 여행객이 몰리자 노선 슬롯이 포화해 부울경(부산·울산·경상남도) 지역 여행객이 김해공항으로 몰리고 있다. 김해공항의 올 상반기 국제선 이용자 수는 약 429만 명이다. 지난해 동기(288만명) 대비 절반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역공항 중에서 국제선 여객 1위로 같은 기간 579만명이 김해공항을 이용했다. 전체 여객의 약 10%를 차지한다. 그다음으로는 김포공항(254만명), 제주공항(165만명), 청주공항(99만명), 대구공항(91만명), 무안공항(23만명), 양양공항(1만명) 등 순이다.
이에 국내 LCC들은 오는 10월부터 동계 스케줄에 부산발 노선을 본격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국내 LCC 1위인 제주항공은 10월 27일부터 부산발 코타키나발루(주 6회), 가오슝(주 3회), 삿포로(주 5회) 일정으로 신규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 노선은 주 6회 운항에서 매일 운항으로 늘어난다.
이스타항공은 부산발 대만·오키나와·구마모토·치앙마이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국내선인 부산~김포 노선도 매일 왕복 3회 운항할 예정이다. 진에어는 부산발 타이베이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또 나고야 노선에는 신규 취항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LCC의 취항만 늘어나고 대형항공사(FSC)의 취항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올 상반기 김해공항을 오갓던 항공기 2만 4849편 중 FSC 10곳의 운항 편수는 5662편으로 약 23%에 불과했다. 또 지난 4월 김해공항에 복항한 대한항공은 기체 크기를 줄여서 투입 중으로 전해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 쏠림 현상으로 FSC를 이용하려는 부울경 여행객은 여전히 인천공항을 이용해야하는 불편을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