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다 극심한 고난으로 살 소망까지 끊어지고 사형 선고를 받은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할 수 있음에 감격스러워했다.(고후 1:5,9) 현재 전 세계 곳곳에는 신앙을 이유로 추방 폭력 살해 강간 등 생존의 위협까지 받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고난으로 믿음이 굳건해져 영적 부흥을 경험하고 있다. 극심한 핍박에 놓여 있는 인도·이란·중국 교회들은 역설적으로 세계교회에 영적 도전과 위로를 건넸다.
세계복음주의권 올림픽 제4차 로잔대회는 나흘 차를 맞아 2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센터에서 ‘핍박과 선교’를 주제로 열렸다. 신앙의 자유가 없는 곳에서도 믿음을 지키고 있는 기독교 인사들이 주제 강사로 나서 현장 이야기를 전하며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인도, 선교 역사상 극심한 박해로 전멸 위협
인도에서 온 바부 베르기스 목사는 ‘인도 교회에 대한 박해와 선교’라는 주제 강의에서 “200년 선교 역사를 가진 인도 기독교는 역사상 가장 심각한 박해에 직면했다. 현재는 전멸의 위협까지 받는 상황”이라며 인도 현지 상황을 공유했다.
지난달 초 인도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 가장 엄격한 개종금지법이 통과됨에 따라 누군가에게 성경을 건네거나 그리스도에 관해 이야기만 해도 개종을 유도한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게 베르기스 목사의 설명이다. 체포되면 20년간 교도소에 갇혀 고문을 당하거나 100만 루피(약 8900만원)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개종금지 법안에 따라 835건의 사건에서 1682명이 체포됐고 2708명이 피고인으로 지목돼 심문이 진행 중이다.
인도 전역서 복음에 대한 반응 일어나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박해로 복음이 전해지는 역설적 일이 전개되고 있다. 베르기스 목사는 “신자들은 폭력과 유혈 공격 속에서도 신앙을 포기하지 않도록 힘을 얻는다”며 “또 명목상 그리스도인들은 말씀에 헌신하고 지역교회에 참여하도록 도전을 받고 있다. 불신자들은 기독교 박해 소식을 접하면서 그리스도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베르기스 목사에 따르면 박해가 가장 심했던 인도의 한 마을에서는 마을 전체가 회심하기도 했다. 또 현재 인도 전역에서는 복음에 대한 놀라운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소셜미디어 등이 밤낮으로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으며 수천 명의 전도자가 조용히 복음을 전하고 있다. 또 새신자들은 소규모 가정그룹에서 제자훈련을 받고 있다.
베르기스 목사는 “박해는 우리에게 ‘전쟁 없이 승리도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며 “잔인하게 박해받는 인도 기독교인들을 대신해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서 우리 민족에게 빛과 소금으로 그분을 증거할 기회를 주시길 중보해달라”고 요청했다.
무슬림 핍박 속 이란교회도 큰 부흥
무슬림 국가인 이란에서도 극심한 핍박 중에도 복음을 포기하지 않는 ‘그리스도의 대사들’이 일어나고 있다. 파르시드 파씨 목사는 “하나님이 이란에서 놀라운 행하고 계신다. 이란 혁명이 일어났던 1979년에는 기독교인이 500명밖에 되지 않았는데 현재는 100만명 이상이 그리스도를 믿는다”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파씨 목사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3차 로잔대회에 참석한 뒤 두 달 만에 기독교 사역으로 체포돼 5년간 교도소에서 보냈다.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96년 테헤란에서 주님을 영접했다. 그는 2005년 영국 엘람성경대학을 졸업한 뒤 이란에 돌아와 두 가족과 함께 아파트에서 첫 지하교회를 시작했다. 무슬림에 의한 핍박과 위험 속에서도 교회는 빠르게 성장했다. 매달 수천 권의 성경을 배포했고 5년 만에 이란에서 48개 교회를 개척했다.
박해는 끝이 아니다
2010년 12월 26일 파씨 목사는 동료 목회자들과 전도를 통한 국가 안보에 반한다는 행위로 체포돼 5년간 교도소에서 보냈다. 이 중 1년 가까이는 독방에 갇혀있었다. 그는 중보기도로 5년만인 2015년 출소했다.
파씨 목사는 “5년간 교도소에 있으면서 깨달은 점은 사랑의 가장 큰 표현은 ‘깊은 고통’이라는 것”이라며 “누군가를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지 확인하려면 그 사람을 위해 얼마나 고통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란에는 파씨 목사의 네트워크로 수백 개 지하교회가 있으며 매달 수천 권의 신약성경이 배포 중이다. 그는 “박해는 우리에게 끝이 아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세계교회, 중보기도로 위로·격려
중국에서 온 A목사는 중국 가정교회 상황을 알리면서 “우리는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세계교회들과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 보혈로 하나 된 영적인 가족이다. 로잔대회를 통해 세계교회 성도들이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나는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사회자의 인도로 박해받는 현장에서 온 이들을 위로하며 담대함으로 고난을 돌파하고 믿음을 지키게 해달라고 간절히 중보기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저녁 집회는 국제단체 오픈도어선교회 산하기관인 월드와치리스트에서 2002년부터 20년 이상 기독교 박해국 1위로 선정된 북한 상황에 대해 공유하고 기도하는 시간으로 꾸려진다.
인천=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