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가의 버팀목이 되다” 월드휴먼브리지 이야기

입력 2024-09-25 17:01 수정 2024-09-25 17:09
게티이미지뱅크

청년창업, 말처럼 쉽지 않다. 취업난 속 구직 활동을 넘어 이젠 청년이 직접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청년세대에게 창업은 가슴을 뛰게 만드는 단어이지만, 창업 즉시 홀로 광야에 던져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자금 부족, 경험 부족, 시장의 냉혹함이 발목을 잡는다. 특별히 창업 초창기 자금조달 문제와 사업 운영의 불확실성은 청년 창업가들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부담인 게 사실이다.

30대 초반의 차연교씨도 그랬다. 차씨는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 침체로 인해 기존의 지원 체계는 더욱 까다로워졌다”면서 “청년 창업가들이 정부나 공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복잡한 서류와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하더라도 자금 조달 확대의 벽을 넘지 못해 꿈을 포기하는 사례가 다수다.

월드휴먼브리지 운영진이 지난 5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만나교회에서 열린 청년창업지원 후원모금 행사에서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제공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휴먼브리지(대표 김병삼 목사)가 꿈꾸는 청년창업가들의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9개 사업장을 선정해 청년창업을 돕는 일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올해 5월에는 청년창업인 지원을 위한 문화예술축제인 ‘2024 cafe 아레오바고’를 개최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만나교회에서 열린 당시 행사에선 ‘알리스타 커피’ 김정화 유은성 대표가 초청돼 카페 창업교육을 진행했다. 성경 인물과 스페셜 커피의 만남, 나라별 커피 시음존 운영은 물론 청년창업 후원을 위한 ‘믿어줄게 밀어줄게’ 콘서트도 열렸다. 행사 수익금과 농협은행 성남시 지부, 블레스빈의 후원이 더해져 창업 3년 이하의 청년창업가 4명을 선정해 지원을 시작했다. 초기 자금 문제로 창업하자마자 좌절하지 않도록, 지속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일이었다.

월드휴먼브리지 운영진들이 지난 5월 청년창업인 지원을 위한 문화예술축제 ‘2024 cafe 아레오바고’에서 커피를 나누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제공

청년창업에선 자본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구축과 경영 지식 구비도 중요하다. 월드휴먼브리지는 단순히 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원사업에 선정된 청년들을 대상으로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20일까지 4주간 ‘창업 교육 및 멘토링’을 진행했다. 마케팅 회계 인사 등 창업 멘토링 교육을 통해 장기적 사업 유지 전략을 나눴다. 전문적이면서도 세밀한 노하우를 공유한 시간이었다.

최창대(31)씨는 천문학과 교육 서비스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2024년 청년창업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전문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나누는 사업 모델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씨는 “창업 초기의 자금 부족과 경험 부족이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지만, 월드휴먼브리지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이제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더 큰 꿈을 꾸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월드휴먼브리지는 청년창업지원사업이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청년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사업을 통해 청년들은 경제적 성공을 넘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최창대 위드라잇 대표가 지난 8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만나교회에서 열린 지원금 전달식에서 창업 포부를 말하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제공

헬스케어 식품제조 및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운영하는 선정자 김재성(33)씨도 “월드휴먼브리지 지원사업을 통해 제품 및 서비스 고도화를 준비하는 데 큰 힘을 얻었다”면서 “창업지원금 및 창업스쿨 교육 프로그램으로 헬스케어 관련 AI 플랫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더 많은 사람이 건강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씨는 “사업 확장을 통해 도움받는 수혜자에서 기부하는 후원자로 역할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미 수혜자에서 후원자로 거듭난 사례가 있다. 2020년 청년창업지원 사업에 참여한 ‘그래서 커피’ 창업자 임솔로몬(36)씨가 주인공이다. 임씨는 수년간 프리랜서 강사로 근무하다가 커피를 좋아하는 본인의 소망을 담아 카페를 차렸고, 그 공간 안에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하려고 노력했다.

임씨는 앞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저한테 기부는 풍족해서 하는 건 아니다. 형편이 좋건 어렵건 간에 주변으로 조금은 흘려보내야 한다는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임씨는 사업 수익금 일부를 월드휴먼브리지에 후원해 자신처럼 사업 초창기에 어려웠던 청년 창업가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청년창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장이나 뉴닷 대표가 지난 8월 기금 전달식에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제공

김진섭 월드휴먼브리지 사무총장은 “모두들 청년들이 미래라고 말하지만, 이 미래가 위협받고 좌절하는 사례 앞에서 비록 대상이 한정적일 지라도 도울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고 청년창업 지원사업의 취지를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청년들이 창업을 통해 자신과 지역 사회의 미래를 동시에 밝히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청년 창업가들이 성공적인 창업을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