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공개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주제곡의 뮤직비디오에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2024 롤드컵 주제곡인 ‘Heavy Is The Crown’의 뮤직비디오를 지난 자정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이후 14시간 만에 700만 조회수를 돌파했으며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영상을 본 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유튜브 댓글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뮤직비디오를 다시 만들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동양인을 하나의 외모로 묶어 표현해 전형적인 인종차별 행태를 보였다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 뮤직비디오 속에서 노래를 부른 밴드 린킨 파크 멤버는 외모가 뚜렷하게 묘사된 반면 한국과 중국 선수들은 체격 차이조차 반영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팬들은 “서양인 선수들은 누가 봐도 알아볼 정도로 세세하게 특징을 살리고 동양인 선수들은 다 똑같은 모델링에서 그냥 점 하나 찍고 머리색만 바꾼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뮤직비디오를 감상한 선수들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데프트’ 김혁규 선수는 개인 방송에서 뮤직비디오 속에 다른 선수가 나온 장면을 꼬집으며 “빈 선수(중국)라면서요? 나도 난 줄 알았어”라고 언급했고, 많은 팬들이 이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해설진 라즈도 “(해당 장면에) 계속 데프트가 보여서 자신이 인종 차별주의자인가 생각했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뮤직비디오가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인 T1 선수단과 페이커 선수의 서사는 크게 다루지 않고 주제곡을 부른 가수의 모습만 비중 있게 다뤘다는 비판도 거세다.
롤드컵 주제곡과 뮤직비디오는 전년도 우승팀의 서사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e스포츠 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다. 실제 작년 주제곡인 ‘갓즈(GODS)’의 경우 노래를 부른 걸그룹 ‘뉴진스’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2022년 우승자인 데프트의 일대기를 오롯이 녹여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반면 이번 뮤직비디오에선 우승 선수들의 스토리는 짧게 다뤄지고 나머지 대부분 분량이 주제곡을 부른 린킨 파크의 보컬과 밴드 연주 장면으로 채워졌다. 팬들은 “‘우승팀 헌정곡’이 아니라 ‘가수 헌정곡’처럼 느껴진다”는 불만을 터뜨렸다.
라이엇게임즈 측은 팬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뮤직비디오의 썸네일을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얼굴로 교체했다.
조은서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